"회사실적은 상관도 없고 듣고 싶지도 않다. 주총전에 무조건 주가를
띄워라" "액면분할을 추진하든지 아니면 검토중이라는 말이라도 시장에
흘려라"

주총을 앞둔 코스닥등록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주가부양"압력에 골치를 썩고
있다.

주가하락폭이 큰 일부 기업의 경우 전화 이메일등을 동원한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최근 주가가 일부 조정을 받고 있는 상위기업은 물론 상승세가 주춤한
코스닥대표주들도 마찬가지 신세다.

오는 28일 주총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은 "도대체 주가관리를 하고
있느냐", "주가를 올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으라"는 주주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측은 현재 추진중인 인터넷사업등을 집중설명하는 한편
"주주클럽"을 결성, 항공편의등을 제공키로 하는등 다각적인 방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성난 주주를 달래기는 역부족이다.

주주들의 항의도 가지각색이다.

유.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을 당장 추진하라는 주주가 있는가 하면 어떤 주주는
무턱대고 "주총전에 얼마까지 주가를 띄우라"고 호통을 친다.

LG홈쇼핑 윤기돈 차장은 "현재 14만원대인 주가를 주총전까지 20만원 이상
으로 만들라는 요구가 거세다"며 "주주들은 액면분할을 추진하든지 아니면
검토중이라는 말이라도 시장에 흘리라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구쇼핑도 비슷한 요구를 받고있다.

하지만 두 회사는 모두 현재 시장의 물량자체가 많아 증자나 액면분할에
난색을 표했다.

대신 주총에서 인터넷사업진출, 외국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방안등을 제시키로
했다.

증자나 액면분할실시후 주가가 떨어지거나 횡보하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등에도 "어떻게든 주가를 띄워달라"는 주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팀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도록 공시를 자주
내고 공격적으로 홍보를 해달라는 요구까지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다음주중 쇼핑몰오픈계획등 공시할 계획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관계자는 "주총에서 4배이상의 매출신장률등 결산자료가
제시될 것"이라며 "실적자체가 주가 부양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통신하이텔은 주총후 해외 IR을 실시하고 해외 업체외 조인트벤처회사를
설립하는등 사업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들은 주주들의 주가부양요구에 별 뾰족한 수가 없다고
대답한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 회사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인위적인 부양책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