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일 "도처에서 지역주의를 악용해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
하고 있다"면서 "여당이건 야당이건 이러한 일은 결단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3.1절 기념식
에 참석, "지역주의는 3.1 정신을 거역한, 민족에 대한 죄악으로서 우리는
이를 단호히 심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0.2%에 달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세계화 시대를 맞아 남북한조차 화해해야 하는 시대인데
대한민국내에서 지역을 가르고서 우리가 어찌 선열들을 대할 면목이
있겠느냐"며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를 반드시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
했다.

김 대통령은 "자유당 민주당 정권때까지만 해도 전라도 출신이 경상도에서,
경상도 출신이 전라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5.16 군사정부 이래 이렇게
됐다"며 "3.1 운동을 진심으로 기념하는 길은 전 국민이 하나가 돼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합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국민의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신장됐지만 정치의 혼란이
국정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하고 정치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민앞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정치가 안정돼야 미래를 위한 개혁을 할 수 있다면서
개혁을 중단하면 우리는 3류 국가로 전락하고 만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광복회원과 국가유공자, 3부 및 헌법기관 주요인사, 각계
대표와 일반 시민 등 3천6백여명이 참석했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