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3일 거래소 시장의 활성화를 겨냥한 증시균형 발전방안이
발표됐으나 거래소 침체, 코스닥 활황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과 투자자들은 증자곤란과 투자손실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첨단기술주 중심의 주가상승은 세계적인 추세인데다 인위적인 대책
으로 거래소 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거래소 상장기업 기업들이 그동안 주주를 경시한 경영을 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많다.

대책발표후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증시균형 발전방안에 대한 토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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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태 < 한국증권 거래소 전무 >
장인환 < KTB자산운용 사장 > ]

-주식시장 균형발전 방안이 나오게된 배경은 무엇인가.

<>남영태 전무 =주식싯가 총액에 있어 전기 기계 의약을 제외한 전업종이
99년 최고치 대비 12-66%나 하락했다.

거래소 시장의 침체로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중심의 상장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대책은 코스닥시장을 의식한 부양조치가 아니라 여건변화에 맞게
거래소 시장의 인프라를 정비해 거래소가 직접금융 시장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

<>장인환 사장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극심한 주가 양극화로 거래소
시장에서는 금년들어 증자가 거의 불가능했다.

현재까지 3개기업만 증자했다.

이에비해 코스닥 시장은 3월말까지 7조원의 유무상 증자가 계획돼 있다.

금년은 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따라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시기다.

이런 때 핵심 우량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하다.


-증권거래소에서 건의한 균형발전 방안의 특징은 무엇인가.

<>남 전무 =거래소 시장을 경쟁력 있고 매력적인 시장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주주 중시 경영문화 정착(자진공시제도 도입, 싯가배당률 공시의무화),
시장진출입 제도개선(규모에 따른 차등화, 시장소속부 폐지, 투자부적격
기업정리), 수요기반 확충(IR강화, 수수료인하, 점심시간거래, 바스켓
트레이딩), 세제지원(중소기업 사업손실 준비금, 자기주식 취득제한 완화)
등이 주내용이다.

<>장 사장 =상장은 쉽게 퇴출은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한 조치는 바람직한
향으로 본다.

그러나 유무상 증자제한에 대한 규제는 추가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상장요건 심사시 미래가치를 감안하겠다는 것은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도 있다.

<>남 전무 =유상증자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금감위의 재무관리규정상 우량기업의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

그러나 시장자율에 맡길 경우 물량과다로 증시침체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가치를 감안하겠다는 것은 상장심사시 미래의 현금흐름 등 동적인
상황도 감안하겠다는 의미다.

-증시균형 발전방안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첨단 기술주 중심의 주가상승은 세계적인 추세인데 이번 대책으로 활성화가
가능하리라 보나.

<>장 사장 =거래소 시장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시점에서 대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는 적절했다.

당국이 문제를 인지했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전판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거래소시장이 활성화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거래소 시장의 침체는 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소속기업이 변해야 해결될
수 있다.

상장기업들이 주주 중시경영을 하고 경영투명성이 제고돼야 주식가치를
높일 수 있다.

<>남 전무 =기본적으로 동감이다.

그래서 IR활성화, 자진공시제 도입, 배당활성화 내용을 포함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변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최근의 도가 지나친 양극화 현상에 대한 분위기 반전을 위한 계기는 되리라
본다.

-거래소 사장기업에도 코스닥 등록기업과 동일한 세제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

<>남 전무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기업에 허용되는 사업손실 준비금제도를
거래소 상장 중소기업에도 도입해 차별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세금이 어느 시장에 상장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불합리하다.

177개 기업이 연간 356억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거래소 시장의 침체는 지난해의 과도한 유상증자에 따른 수급불안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시각도 있는데.

<>장 사장 =작년 상장기업들은 부채비율 200% 달성을 위해 유무상 증자
등을 통해 40조원의 물량을 공급했다.

이는 우리 증시규모나 경제규모에 비해 분명 과도한 규모다.

이에 비해 수요측면에서는 외국인 지분이 22%에 이르러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기관투자자들도 신규자금 유입이 정체돼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거래소 시장의 침체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데
거래소가 활성화될 경우 코스닥이 침체될 가능성은 없나.

<>장 사장 =단기적으로는 그럴 것이다.

증시주변 자금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특히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코스닥 편입비중이 10% 미만이어서 코스닥
편입비율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는 측면에서 거래소 시장에서 수익으로 못낼
경우 코스닥으로의 자금이동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은 경쟁적 보완관계에 있다.

<>남 전무 =거래소와 코스닥을 이원화해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능적으로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

거래소 시장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우량기업을 유치해 선의의 경쟁을 할
경우 코스닥 자금을 끌어 오기보다는 증시전체 자금을 늘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차별화 심화는 제도상의 문제 때문인가 자연스런
시장의 힘인가.

<>장 사장 =세계적인 추세이며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지난해 거래소 시장의 싯가총액은 154% 증가했는데 코스닥은 1246%
증가했다.

미국도 다우가 25%, 나스닥이 84%가 증가했고, 일본도 니께이 41%, 자스닥이
208% 증가해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남 전무 =세계적인 추세와도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제도적인 차별에도
원인이 있다.

거래소 상장요건은 획일적이나 코스닥은 4가지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지정감사인 제도가 있어 상장에 최소한 2년이 걸린다.

또 앞서 지적한데로 세제상의 차별도 있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 대한 거품논란이 있어 왔는데 이를 어떻게 보나.

<>장 사장 =코스닥의 단기수급 상황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재편에 있어 코스닥 편입비율을 확대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전율, 거래량 측면에서 최근 양상은 단기과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남 전무 =기업내용이 비슷한 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됐다는 이유만으로
거래소 상장기업에 비해 주가가 4배에 달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코스닥의 회전율이 1100%로 세계최고라는 점은 거품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이 균형발전하는 윈윈이 돼야 바람직할 것 같은데 이를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나.

<>남 전무 =양시장의 정체성을 확실히 정립해 보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거래소는 우량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육성해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를
유치하고, 코스닥은 벤쳐중심의 시장으로 육성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장 사장 =투자자들이 거래소 시장에는 첨단 성장기업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정보통신 지수 같은 보완지수를 개발하고 인테넷 기업 등 성장기업의
상장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서비스 경쟁에서 어느 일방이 뒤쳐질 경우 균형있는 발전이 힘들다.

< kgh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