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54) 코오롱사장은 연초 임직원들에게 "2000년 9월 항공기 이코노미
클래스로 서울~싱가포르~홍콩~서울 코스로 출장을 갔다오려고 한다.

인터넷 구매사이트를 뒤져 최저항공료를 구하라"는 문제를 냈다.

당시 정답은 7백50달러선.

최고 1천5백달러까지 쓴 사람도 있었다.

조 사장은 "같은 항공권을 놓고 두배정도의 가격격차가 벌어진다는 사실은
인터넷 실력이야말로 장래 기업경쟁력을 가름하는 요소임을 반증해주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11월 취임하자마자 사내 모든 업무를 전자화했다.

영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공장 업무까지 전자문서로 한다.

경영지원본부 박동문 이사는 "이메일을 통해 수시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주 월요일 중역회의때는 별도의 자료를 만들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임원들이나 고참 간부들은 별도로 시간을 내 인터넷을 공부하고 있다.

사장의 이메일에 즉각 대응하려면 자신의 업무부터 전자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퇴근후나 휴일에 지시가 떨어지면 똑같은 방식으로 부하직원들에게
세부지시를 내려야한다.

"시행 석달여만에 업무처리속도가 열배는 빨라졌다"는게 조사장의 자평이다.

e비즈니스 도입의 최대 포인트는 오는 5월에 완료되는 "e비전 마스터플랜"
이다.

이는 연구개발(R&D) 생산 관리 판매 재고 품질등 코오롱의 모든 경영정보를
웹사이트에 실어 거래선과 전용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선 올상반기중 구축될 예정인 공개구매 사이트는 원료제공업체 서너곳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렇게되면 자동화가 완료된 김천공장의 경우 불량률을 비롯한 모든
생산현황과 재고수준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 어 효율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또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역경매를 실시, 원료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코오롱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해외수출선도 B2B방식의 정보교환을 통해
현지 수급및 가격조절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는 "과거에는 재고현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에 공개한다" 며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게임을 해야 거래를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다" 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jih@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