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태완씨가 두번째 시집 "알을 품은 새"(도서출판 신세림)를 냈다.

이번 시집에는 산과 들, 숲과 고향을 노래한 시가 많이 실려 있다.

앞부분에는 나오는 산시편이 특히 눈길을 끈다.

"산 입구에서/산을 바라보노라면/어찌 다 오를까/싶은데.//산이 먼저/길을
열고/나를 맞는다"("산행"부분)

시인은 산을 배경으로 "살아서나 죽어서나/베풀기만 하는"("감나무")

나무와 "청빈한 내음 내뿜으며/사람들 불러 배고픔 달래"("신록")주는 잎새
를 쓰다듬고 "산줄기 물굽이/잘려나가/뒤뚱거리는 산허리//깊은 열병으로/
나도, 숲도 힘겹고/모두가 하냥 힘겨워"("관악산 분수대 앞에서"부분)하는
환경을 생각한다.

그의 시는 화려하고 난해한 기교보다 소박함이 더 큰 공감을 불러온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