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전통 음식점의 장점은 시장이 넓다는 것이다.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점포를 잡기가 쉽다.

칼국수도 그런 품목 중 하나다.

동네마다 하나쯤은 들어서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고 친숙한 음식이다.

예전 같았으면 집에서도 칼국수를 손으로 많이 만들어 먹었지만 요즘같은
인스턴트시대에슨 칼국수가 별미로 여겨지기도 한다.

값도 싸 누구나 부담없이 아무 때고 찾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2~3년전부터 구멍가게형 분식점이 아니라 대형 외식업소로
단장하고 창업되는 칼국수전문점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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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이 높고, 식자재 손실이 적다는 점도 칼국수 전문점이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모으는 이유.

여기에 여러 음식 중 칼국수만큼 식자재 관리가 쉽고 조리가 간편해 보이는
메뉴도 드물다.

적어도 겉보기는 그렇다.

국물에 면과 감자, 조개 등을 넣으면 된다.

이렇게 조리가 간단하다는 것은 맛을 차별화시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렇다고 칼국수 맛의 차별화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칼국수 맛은 면발이나 국물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히 시원한 국물맛을 일품
으로 치는 사람들이 많다.

맛의 차별화외에 창업준비 단계에서 경영까지 신경써야 할 점도 많다.

전문외식업소다운 품격을 갖춰야 할뿐 아니라 경쟁점이 많기 때문에 맛은
물론 입지 인테리어 접객태도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칼국수 전문점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자.

첫째, 칼국수맛의 차별화다.

칼국수의 맛은 쫄깃한 면발과 국물에 달려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각인시키는 국물맛을 내는 비결을 갖고 있어야
한다.

칼국수 종류는 해물 버섯 바지락 등이 있는데 어떤 재료를 사용해 어떤 맛을
낼 것인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

국물맛을 평가하는 기준은 깊은 맛을 내면서도 담백하고 개운한지에 있다.

대관령 황태를 무와 함께 24시간 푹 고아 국물을 만든 다음 주문을 받으면
이 바탕국물에 면을 넣고 새우 송이버섯 바지락 북어포 대파 등을 추가해
면을 익혀 상에 올리는 전문점이 있는가 하면 주꾸미 홍합 바지락 게맛살
조개 새우 굴 황태같은 10여가지 이상의 해물을 사용, 국물맛을 내는 곳도
있다.

또 깔끔한 국물맛을 강조하기 위해 지리산이나 설악산에서 직접 광천수등을
조달, 육수를 만들기도 한다.

해물칼국수로 유명한 곳으로는 가보네 칼국수(032-361-1144)를 꼽을 수
있다.

이 곳은 해물에서 우러난 진국을 사용하고 인공조미료를 일절 넣지않고
있다.

둘째, 부가 메뉴 개발이다.

칼국수는 마진이 높은 음식이지만 한 그릇에 4천~6천원대가 일반적이라
객단가가 낮은 편이다.

특히 넉넉하고 푸짐한 저녁식사를 원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날씨가 더워지면 손님이 줄어들어 비수기를 맞게 된다.

칼국수 외에 반드시 추가 메뉴를 두는 것은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부가메뉴는 고객층과 주요 식자재를 고려해 정하는 게 좋다.

젊은층 고객 비율이 높으면 모듬철판구이나 만두 석쇠불고기가, 30~40대
중장년층 비율이 높으면 수육이나 보쌈이 좋다.

가격 부담이 작은 만두나 빈대떡 모듬전은 연령에 무관하게 선호되는 메뉴
다.

예를 들어 해물칼국수 전문점이 모듬철판구이를 겸하게 되면 어차피 국물에
들어가는 각종 해물을 식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 재료 손실과 추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모듬 철판구이는 보통 2만5천원 정도 받으니 객단가를 높이는데 상당한 도움
이 된다.

매출이 떨어지는 여름에 대비해 메밀국수나 막국수 칼국수 냉채같은 메뉴를
준비하는 것도 아이디어이다.

셋째, 전문외식업소의 이미지로 격상시키자면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게 효과적
이다.

외식업의 세가지 요건은 전문성, 서비스, 엔터테인먼트이다.

보는 즐거움은 엔터테인먼트 전략에 속한다.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맛 그 자체를 즐기고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가령 큰 철제 프라이팬같이 생긴 냄비에 육수를 끓이다 샤브샤브처럼 미나리
버섯 양파 감자 등의 야채를 넣어 살짝 데쳐먹고 그런 다음 칼국수를 끓인다.

칼국수를 다 먹으면 죽을 만들어준다.

맛도 맛이지만 조리과정을 즐길뿐 아니라 눈도 즐거운 입체적인 맛보기의
사례다.

넷째, 메뉴의 세트화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한국 사람들은 밥을 먹지않으면 끼니를 거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국수류는 간식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세트메뉴 개발은 손님에게 푸짐하게 식사를 했다는 느낌을 주고 객단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 가지로 20가지 이상의 커피메뉴를 만들어 내듯 좀
더 전문화시킨다면 칼국수로 여러 가지 주제의 세트 메뉴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칼국수의 양을 조금 줄이는 대신 2인 이상일 경우 빈대떡, 모듬전, 만두 몇
개, 수육이나 보쌈 몇점, 찹쌀주먹밥에 후식으로 수정과나 커피를 대접하고
1인당 9천~1만원에 받는다면 접대 메뉴로도 훌륭하다.

다섯째, 인력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50~60평 이상 되는 규모의 점포라면 정규직과 파트타임직을 포함, 8명 이상
의 직원이 필요하다.

전문점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유니폼 착용은 물론이고 접객매너가 확실
하게 몸에 배도록 직원 교육을 시키는 게 필요하다.

여섯째, 청결 유지다.

칼국수 전문점은 일반 분식점과 달리 전문 외식업소라는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청결한 매장 관리와 깔끔한 분위기 연출은 기본 중 기본이다.

싱싱한 화초를 사용, 매장에 생기를 주는 것도 칼국수라는 단조로운 메뉴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서명림 기자 mrs@ked.co.kr >

<도움말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