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이냐, 루이나이웨이냐"

새천년 첫 세계바둑 여왕을 가리는 제1회 흥창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3번기 1국이 14일 한국기원내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사와 바둑TV가 공동 주최하고 흥창이 후원하는 이날 대국은
"소녀기사" 조혜연(15)2단이 "마녀" 루이나이웨이(37)9단을 무너뜨릴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흡사 다윗과 골리앗을 연상케 하는 대결이어서 흥미가 배가됐다.

포석단계에서 두 기사는 백을 쥔 조2단이 실리를 취한 반면 루이9단은
세력으로 맞섰다.

하지만 두 기사는 승부사답게 일찌감치 상변에서 백병전에 돌입, 예측을
불허하는 혼전에 빠져들었다.

*오후4시 현재

조2단은 상변에 백세력을 쌓자 루이9단이 좌상귀를 끊어 전투를 확대시켰다.

이에 조2단이 반격을 개시, 상변 흑대마를 몰며 압박했다.

대국은 중원싸움이 최대 승부처로 등장했다.

두 기사는 중원전투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3천만원, 준우승상금은 7백만원이다.

<>.루이9단의 남편 장주주9단은 대국전에 루이9단의 "컨디션이 별로다"며
우려했다.

루이가 설날연휴기간중 연습대국을 충분히 못해 감각이 약간 떨어진 상태
라는 것.

루이는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빠짐없이 한국기원에 들러 기보익히기와
연습대국에 열중하는 연습벌레로 알려져 있다.

<>.이날 대국장에는 보도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KBS TV와 MBC TV, 신문사 보도진들이 대국을 뉴스시간에 방송하기 위해
취재에 열중했다.

이번 대회 공동주최사인 캐이블채널46 바둑TV는 대국과정을 생중계했다.

또 같은 시각 한국기원 특별실에선 이창호9단과 최규병9단과의 기성전
결승 최종국이 열려 인터넷방송팀들도 한국기원을 메웠다.

<>.루이9단과 조2단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기사들.

루이9단은 뛰어난 전투력으로 남자강호들을 꺽어 여자바둑팬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조2단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뱃심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루이9단을 꺾었던 것도 바로 강적에 주눅들지 않는
배짱때문이라는 분석.

한 관전자는 "바둑은 뱃심이 강해야 한다"며 "조2단은 심장이 튼튼한게
최대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