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정통부도 헷갈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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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승인"은 과연 "허가"인가 "반대"인가.
정보통신부는 지난 11일 SK텔레콤의 신세기 인수에 대해 "가입자수 또는
매출액 50%이하 제한"이라는 조건을 달아 "조건부 승인"이라는 방침을
내렸다.
그러나 정통부의 이같은 방침을 두고 말들이 많다.
우선 주무부처로서 책임회피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건부 승인"이라는 말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을 두고 "사실상 허가한 것"이라는 반응과
"불허한 것"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발표 당일(11일) 정통부 스스로도 헛갈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모호한 발표문에 대해 언론에서 "사실상 승인"이라는 해석보도가 나가자
서둘러 승인은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발표 내용에도 논리적인 모순이 발견된다.
정통부는 "올 연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로 낮추는 것을 조건으로 SK텔레콤
의 신세기 인수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도 승인"이라는 해석까지
내렸다.
그러나 정통부는 "이런 조건들을 이행하면서 인수할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본다"(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고 말해 과연 정통부의 "진심"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만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이날 공교롭게 남궁석 전 정통부장관은 사임을 밝혔다.
주무부처 장관이 바뀔때 중요한 정책결정은 후임 장관이 하는 게 통례이다.
장관이 사임하면서 중요한 정책을 그것도 명확하지 않은 방식으로 내린 것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입자수나 매출액을 전체 시장의 절반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지난 1월말 현재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전체
가입자의 57%에 달한다.
매출액도 60%를 넘는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신세기 인수를 위해 앞으로 가입자를 더 받지 말거나
경우에 따라 기존 가입자를 해지시켜야 한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시장논리와 정면으로 위배된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한통프리텔 등 PCS 3사는 "사실상 불허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비추고
있다.
양측 입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통부가 해결책은 커녕 오히려 논란거리만
제시한 꼴이다.
정통부는 결국 이동통신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기업합병건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공을 공정위로 떠넘겼다.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업계의 혼란만 가중시킨 정통부는 상당한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 정종태 정보과학부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
정보통신부는 지난 11일 SK텔레콤의 신세기 인수에 대해 "가입자수 또는
매출액 50%이하 제한"이라는 조건을 달아 "조건부 승인"이라는 방침을
내렸다.
그러나 정통부의 이같은 방침을 두고 말들이 많다.
우선 주무부처로서 책임회피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건부 승인"이라는 말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을 두고 "사실상 허가한 것"이라는 반응과
"불허한 것"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발표 당일(11일) 정통부 스스로도 헛갈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모호한 발표문에 대해 언론에서 "사실상 승인"이라는 해석보도가 나가자
서둘러 승인은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발표 내용에도 논리적인 모순이 발견된다.
정통부는 "올 연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로 낮추는 것을 조건으로 SK텔레콤
의 신세기 인수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도 승인"이라는 해석까지
내렸다.
그러나 정통부는 "이런 조건들을 이행하면서 인수할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본다"(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고 말해 과연 정통부의 "진심"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만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이날 공교롭게 남궁석 전 정통부장관은 사임을 밝혔다.
주무부처 장관이 바뀔때 중요한 정책결정은 후임 장관이 하는 게 통례이다.
장관이 사임하면서 중요한 정책을 그것도 명확하지 않은 방식으로 내린 것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입자수나 매출액을 전체 시장의 절반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지난 1월말 현재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전체
가입자의 57%에 달한다.
매출액도 60%를 넘는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신세기 인수를 위해 앞으로 가입자를 더 받지 말거나
경우에 따라 기존 가입자를 해지시켜야 한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시장논리와 정면으로 위배된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한통프리텔 등 PCS 3사는 "사실상 불허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비추고
있다.
양측 입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통부가 해결책은 커녕 오히려 논란거리만
제시한 꼴이다.
정통부는 결국 이동통신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기업합병건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공을 공정위로 떠넘겼다.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업계의 혼란만 가중시킨 정통부는 상당한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 정종태 정보과학부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