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해커가 "신지식 공무원"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기획예산처 재정2팀에 근무하는 김재열(31) 사무관이 그 주인공.

지난 93년 청와대의 PC통신 ID(이용자식별번호)를 도용, 은행 휴면계좌에서
잠자고 있던 수백억원대의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려다 발각돼 장안을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이다.

이 사건으로 구속까지 됐던 그는 지난 1998년 기획예산처 민간계약직
사무관으로 특채되면서 정부개혁 전사로 탈바꿈했다.

김 사무관이 소속된 정부개혁실 재정2팀(팀장 구본진)은 국가채권 관리와
국유지 활용도 제고방안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11일 예산처가 선정한
"신지식 기획예산인"(단체부문)으로 선정됐다.

이중 국가채권 관리방안이 김 사무관 작품이다.

그는 최근 지구촌을 들끓게 한 해킹사태에 대해 "과시욕이나 영웅심리
때문에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하는 사람은 진정한 해커가 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커란 컴퓨터에 미친 정보화의 전사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편 예산실 예산기준과의 오규택 사무관과 재정기획국 기능직 여직원인
고은정씨도 각각 대민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부처내 정보화 수준을 향상시킨
점을 평가받아 이날 신지식인 대열에 올랐다.

< 유병연 기자 yooby@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