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를 본받자"

일본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잭 웰치 GE회장의 경영철학을 배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10일 보도했다.

구조조정 전문가인 웰치 회장의 신조와 경영철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일본항공(ANA)의 노무라 키치사부로 회장(65)은 최근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성공의 비결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는 웰치 회장의 말로 연설
을 끝냈다.

그는 "강연을 감동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웰치 회장의 말을 빌렸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0년간의 저성장을 경험한 많은 일본기업인들은 "웰치식 사고방식"
에서 어려운 시절을 헤쳐나가는 해답을 찾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웰치 회장에 관한 책이 9종류 이상이나 팔리고 있으며
지난해에 나온 것만도 6종류나 된다.

웰치회장을 조명한 특집방송과 기사도 넘쳐난다.

일본 기업 경영자들은 그러나 웰치 회장의 경영철학을 극찬하면서도
그의 처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전일본항공의 경우 앞으로 4년간 인력을 12% 줄일 계획이지만 기존
인력 해고보다는 신규채용 동결과 퇴직 등으로 인력을 감축할 방침이다.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없애야 한다는 단호한 원칙도 곧이 곧대로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 수익성이 없는 식품사업 부문을 팔아 넘긴 아사히케미칼의 야마모토
카즈모토 회장(66)은 일부 임직원들로부터 "미치광이" "악마"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GE 재팬의 책임자인 제이 래핀조차 "인력감축이 필요하면 자연퇴직이나
조기퇴직, 전출 등 일본식 방법을 써야 한다"고 할 정도다.

그럼에도 웰치 회장은 지난해 가을 도쿄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실패한
기업에 매달리는 것은 가장 잔인한 형태의 경영"이라고 단언했다.

"일본식"이 아닌 단호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서화동기자 firebo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