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다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8일 8백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규모(2천1백85억원)의 40% 가량이나 된다.

현대전자도 1백25억원어치를 거둬들였다.

불과 몇일전까지만해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대규모로 내다팔았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작년말부터 올초까지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던 모습으로 돌아온 셈이다.

외국인들은 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대규모로 샀다 팔았다하는 것일까.

겉으로 들어나는 요인은 반도체 현물가격(spot price)의 동향이다.

통상 연말은 반도체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반도체의 최대수요처인 PC시장이 호황을 맞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보통신주 강세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타깃이 됐다.

그러나 최근 현물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반대현상이 나타났다.

작년말 개당 8.86달러에 거래되던 64메가D램 값이 이달초 7.29달러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반도체주식을 팔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삼성전자를 지난달 31일부터 5일간 1백43만주나 내다 팔았다.

현대전자도 10만주를 매도했다.

하지만 8일에는 또다시 대규모로 거둬들였다.

반도체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해 7.60달러로 올라선데 따른 반응이다.

또다른 요인도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S&P 글로벌100지수 편입이다.

이 지수는 미국 일본 독일이 최근 공동 개발해 발표키로 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 종목이 배당됐는데 삼성전자가 한국의 대표선수로 뽑혔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선취매에 나섰고, 현대전자도 덩달아
매수타깃이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반도체 현물가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전자 등은 현물시장에 거의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IBM등 대형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해 실어낼 뿐이다.

따라서 현물시장의 가격동향은 이들 회사의 판매가격과 무관하다.

다만 현물가격이 반도체시장의 경기를 알리는 지표로 활용되는 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매도한 세력은 단기투자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거래가 많아 쉽게 사고팔수있다는 점과 현물가격변동이라는 재료을 이용,
이들 주식을 단타의 대상으로 삼고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경기가 오는 2002년말까지 활황기를 유지할 전망인 만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주현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