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가 연내에 야간시장을 개설키로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장 시기가 명확하지 않아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야간시장이란 낮시간의 정규 주식매매시간이 끝난후 밤에도 주식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당초 증권거래소는 24시간 거래체제 도입을 위해 내년중 야간시장(Evening
Market)을 개설할 것이라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8일 증권거래소의 남영태 전무는 "최근 사이버 주식거래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점등을 감안해 야간시장의 개장을 올해안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사나 관계당국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시행시기나
매매방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창배 증권거래소 이사장 "전자시스템 등 실무적인 검토작업을
거친후 여건이 조성되면 올해중 개설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내년중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거래소가 갑자기 야간시장 개장을 앞당긴데다 개장시기에 대해
불명확한 입장을 보이자 관련 업계가 몹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제대로 준비가 될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바늘허리에 실을 감아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관련 기관은 9월 개장에 맞춰 부랴부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 예로 주식거래 전산시스템의 운용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증권전산은
서둘러 전산인력충원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야간시장 개장에 따라 전산시스템 관리인력이 신규로 70여명 정도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내에 원활한 인력충원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는 것.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야간시장등 24시간 거래체제 도입이 국제적인
흐름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급해도 관련인력의 확충이나
시스템보완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본후 추진해야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