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재 < LG정밀 부품연구소장 >

정경재 상무는 한번 믿으면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신의의 사나이, 배짱과
뚝심의 사나이로 통한다.

세계 초경량 휴대폰 LGP-6400은 그의 이같은 뚝심의 산물이다.

지난 98년 경쟁사에서 72~73g짜리 경량휴대폰을 내놓자 그는 핵심연구원
10명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사장도 모르게 60g대의 세계초경량 휴대폰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정보가 새어나갈까봐 상품기획쪽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개발담당자였던 백호경 연구원은 신혼여행도 반납했다.

이런 프로젝트에는 열댓명의 요원들을 데리고도 십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는 훨씬 적은 인원으로 7개월만에 64g짜리 세계초경량모델을
개발해냈다.

서평원 LG정보통신사장으로부터 "사장도 모르게 프로젝트를 추진하느냐"고
혼났지만 개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LG의 자존심을 한껏
높여줬다.

그는 연구원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포장마차 호프집 삼겹살집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그런 자리에서 그는 상사가 아닌 큰형으로 대해 달라고 주문하는 등 파격
적인 모습을 보인다.

연구원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것이다.

LG정보통신 단말연구소의 조관 책임연구원는 정 상무로부터 "(동네)아저씨"
로 불려진다.

신입사원 면접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얼굴을 익혔는데 정 상무가 별명을
붙여줬다는 것.

정 상무는 연구원 집안의 대소사를 일일이 챙기고 궂은 일이 닥친 직원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연구원들에 대한 꼼꼼한 애정과 관심이 돌발상황에서 무서운 힘을 낸다고
그는 믿는다.

"단말기를 개발하면서 부품소재의 외산의존도가 높은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왔다"는 그는 "연구원들의 잠재력을 일깨워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