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산업은행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해외투자펀드"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운용조건이 수익률을 올리는데 어렵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투자펀드 설립제안서를 낸 투신사들은 산업은행의 요구조건을 맞추게
되면 일반투자자를 끌어 들일만한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어 펀드판매시 큰
호응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투자펀드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이나 채권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최근 재정경제부와 산업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3월부터 운용키로 했다.

설정되는 펀드자금의 20%는 산업은행이 투자하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모집할 방침이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펀드자산의 70%이상을 채권에만 투자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선진국 우량채권의 수익률은 연 5~6%수준에 불과해
나머지 30%자산을 주식에 투자한다해도 일반적인 펀드에 비해 낮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최근의 원화강세기조도 적정한 수익률을 제시하기에는 걸림돌이 된다고
덧붙였다.

달러표시채권에 투자할 경우 원화가 절상되면 그만큼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투신사 관계자는 "펀드판매가 부진할 경우 해외투자펀드를 통해
원화가치 절상을 어느 정도 막아보자는 정부의 의도도 희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투신사들은 산업은행의 펀드와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개발한
해외투자펀드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