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 주요국 가운데 한국의 주가 하락률이 단연 수위를 다툰다.

미국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천방지축으로 날뛴 성장주에 대한 반성과 회고
같은 것은 한국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외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동안 성장주에 대한 열기가 좀 뜨거웠고
2월8일을 전후에 자금의 대이동이 있을 것이란 정도다.

대세를 바꿀 만한 변수는 못된다.

그럼에도 푹이 죽어있는 증시는 젖은 짚단과 흡사하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짚단에 "후후"하고 아무리 입김을 불어넣어도 연기만
뿜어내듯 마음의 짚단도 물기가 축축하면 쉽게 불이 붙지 못한다.

젖어있는 짚단을 말리는 것은 부채가 아니다.

세월이거나 햇볕이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