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과학기술 영재를 키우자 .. 박승한 <연세대 교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승한 < 연세대 교수 / 물리학 >
과학기술은 현대문명을 이룩한 원동력이다.
18세기 뉴턴의 만유인력법칙, 19세기 맥스웰의 전자기학,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등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과학기술은 인류생활에 편의를 제공한 것은 물론 정치 문화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
과학기술은 본질적으로 혁신이 생명이다.
혁신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 역할은 결국 우수한 사람, 즉 영재의 몫이다.
영재는 우수한 지능에다 일에 대한 집착력과 성실함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요즘 상황은 어떤가.
우수 인재의 과학기술 전공 진학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과학고엔 2학년까지 다니고 자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국가적 손실이다.
우수 인재를 과학기술자로 키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올바른 과학교육을 위해선 초등-중등-고등-대학으로 이어지는 연계성이
중요하다.
쉽게 시작해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은 그 반대다.
초등학생들부터 어렵게 가르친다.
입시제도의 폐해다.
어린 학생들은 과학을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러니 과학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학생들이 적은 게 당연하다.
다음은 과학자의 사기 문제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자부심을 잃은 지 오래다.
너무 침체돼 있다.
지난 60년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생길 당시엔 달랐다.
KIST 연구원의 급여는 최고 수준이었다.
꼭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다.
과학기술자를 아끼고 존경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지금은 어떤가.
말로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과학기술인력들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공대 학생들은 고시나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벤처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많은 박사급 인력들이 연구소를 떠나고 있다.
과학기술 교육의 인프라 구축도 빠뜨릴 수 없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전세계 석학들의 앞선 이론과 연구논문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강의실에선 이런 자료를 활용할 수 없다.
시설이 전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와 비교해서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똑같은 책상에 앉아 칠판에 쓴 이론을 보고 설명을 듣는다.
이런 현실을 보고 학생들은 무엇을 느끼겠는가.
"과학기술자가 되기로 한 것이 과연 잘한 선택일까"라고 회의하지 않을까.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대학의 도서관은 독서실로 이용된다.
자기 책을 갖고 와서 그냥 공부하는 곳이다.
교과과정에서도 개선할 점이 있다.
교육부는 학부제를 만들었다.
1~2학년 동안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학부제 시행은 결과적으로 기초과학 과목의 개설을 줄게 만들었다.
이제 교과는 교양에서 전공으로 바로 넘어간다.
이런 식으로도 실용기술은 익힐 수 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과학기술자의 탄생은 기대하기 힘들다.
과학기술에 있어 창의성은 생명이다.
창의성을 북돋울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기초과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
자유로운 연구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난 2~3년간 상아탑엔 연구중심대학 열풍이 불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모든 대학이 교수들에게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학술지 목록인 과학기술논문
색인(SCI)에 논문을 올리고 특허를 만들어 내라고 닦달했다.
과학기술은 밀어붙인다고 해서 발전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발상이다.
물론 모두는 아니겠지만 상당수 과학기술자들은 기본적으로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밤새 연구한다.
필자도 방학때가 더 바쁘다.
몰아붙이면 제대로 된 연구를 할수 없다.
논문 같은 당장의 실적은 기술력을 과시할수 있는 척도는 될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기술혁신은 더 멀어진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자유롭게 놔두는 것이 낫다.
산.학.연이 같이 협력하는 것도 시급하다.
고급 인력의 상당수는 대학에 있다.
이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또 어린 학생들이 산업현장의 감각을 미리 익히도록 하자.
학부 학생들을 방학때 인턴으로 기업체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그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새로운 의욕이 생기게 된다.
생각하는 폭도 커진다.
강의실에선 현실감있는 주제의 강의를 요구하게 된다.
기업체 입장에선 생산성 측면에서 비효율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도 "대학에서 뭐 배웠냐"고 핀잔만 주지 말고 교육의
일부를 담당해야 한다.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론과 실무 감각을 모두 갖출수 있도록 산업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선 산업현장에 참여했다가 다시 자연스럽게 강단에 설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 shpark@phya.yonsei.ac.kr >
-----------------------------------------------------------------------
<> 필자 약력
=<>연세대 물리학 학.석사
<>미국 애리조나대 물리학 박사
<>미국 피츠버그대 조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
과학기술은 현대문명을 이룩한 원동력이다.
18세기 뉴턴의 만유인력법칙, 19세기 맥스웰의 전자기학,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등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과학기술은 인류생활에 편의를 제공한 것은 물론 정치 문화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
과학기술은 본질적으로 혁신이 생명이다.
혁신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 역할은 결국 우수한 사람, 즉 영재의 몫이다.
영재는 우수한 지능에다 일에 대한 집착력과 성실함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요즘 상황은 어떤가.
우수 인재의 과학기술 전공 진학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과학고엔 2학년까지 다니고 자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국가적 손실이다.
우수 인재를 과학기술자로 키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올바른 과학교육을 위해선 초등-중등-고등-대학으로 이어지는 연계성이
중요하다.
쉽게 시작해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은 그 반대다.
초등학생들부터 어렵게 가르친다.
입시제도의 폐해다.
어린 학생들은 과학을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러니 과학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학생들이 적은 게 당연하다.
다음은 과학자의 사기 문제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자부심을 잃은 지 오래다.
너무 침체돼 있다.
지난 60년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생길 당시엔 달랐다.
KIST 연구원의 급여는 최고 수준이었다.
꼭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다.
과학기술자를 아끼고 존경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지금은 어떤가.
말로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과학기술인력들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공대 학생들은 고시나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벤처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많은 박사급 인력들이 연구소를 떠나고 있다.
과학기술 교육의 인프라 구축도 빠뜨릴 수 없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전세계 석학들의 앞선 이론과 연구논문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강의실에선 이런 자료를 활용할 수 없다.
시설이 전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와 비교해서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똑같은 책상에 앉아 칠판에 쓴 이론을 보고 설명을 듣는다.
이런 현실을 보고 학생들은 무엇을 느끼겠는가.
"과학기술자가 되기로 한 것이 과연 잘한 선택일까"라고 회의하지 않을까.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대학의 도서관은 독서실로 이용된다.
자기 책을 갖고 와서 그냥 공부하는 곳이다.
교과과정에서도 개선할 점이 있다.
교육부는 학부제를 만들었다.
1~2학년 동안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학부제 시행은 결과적으로 기초과학 과목의 개설을 줄게 만들었다.
이제 교과는 교양에서 전공으로 바로 넘어간다.
이런 식으로도 실용기술은 익힐 수 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과학기술자의 탄생은 기대하기 힘들다.
과학기술에 있어 창의성은 생명이다.
창의성을 북돋울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기초과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
자유로운 연구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난 2~3년간 상아탑엔 연구중심대학 열풍이 불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모든 대학이 교수들에게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학술지 목록인 과학기술논문
색인(SCI)에 논문을 올리고 특허를 만들어 내라고 닦달했다.
과학기술은 밀어붙인다고 해서 발전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발상이다.
물론 모두는 아니겠지만 상당수 과학기술자들은 기본적으로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밤새 연구한다.
필자도 방학때가 더 바쁘다.
몰아붙이면 제대로 된 연구를 할수 없다.
논문 같은 당장의 실적은 기술력을 과시할수 있는 척도는 될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기술혁신은 더 멀어진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자유롭게 놔두는 것이 낫다.
산.학.연이 같이 협력하는 것도 시급하다.
고급 인력의 상당수는 대학에 있다.
이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또 어린 학생들이 산업현장의 감각을 미리 익히도록 하자.
학부 학생들을 방학때 인턴으로 기업체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그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새로운 의욕이 생기게 된다.
생각하는 폭도 커진다.
강의실에선 현실감있는 주제의 강의를 요구하게 된다.
기업체 입장에선 생산성 측면에서 비효율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도 "대학에서 뭐 배웠냐"고 핀잔만 주지 말고 교육의
일부를 담당해야 한다.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론과 실무 감각을 모두 갖출수 있도록 산업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선 산업현장에 참여했다가 다시 자연스럽게 강단에 설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 shpark@phya.yonsei.ac.kr >
-----------------------------------------------------------------------
<> 필자 약력
=<>연세대 물리학 학.석사
<>미국 애리조나대 물리학 박사
<>미국 피츠버그대 조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