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다음달 8일부터 대우채펀드의 환매비율이 95%로
높아져 금융시장 불안이 우려되는데 대해 이달안에 35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9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기자회견을
갖고 "대란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을 무난히 넘겼듯이 올 2월에도
무난히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투신사와 증권사의 자체유동성 20조원을 비롯 자산관리공사의 대우채
매입, 증권금융의 자금지원 등으로 모두 35조원의 유동성을 다음주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개인과 일반법인이 보유한 대우채펀드는 32조원이며 이중 23조원이 다음달
8일까지 만기가 돌아온다.

이 위원장은 비대우채펀드 만기분(18조원)을 감안하면 환매 예상규모가
적게는 15조원에서 많게는 30조원이어서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이 위원장은 4대그룹의 부채비율 준수여부를 6개월마다 점검하고
내부적으로 구조개혁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재벌 등 대기업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고 중립적으로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채권중개시장(ATS)를 만들고 채권
가격평가, 적기 물량공급 등을 강화하며 외국인 등 투자자를 끌이들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병호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오후 증권업협회에서 증권.투신
사장단 간담회를 갖고 2월8일이후 환매대책을 논의했다.

강 부원장은 "회사마다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환매에 만전을 기해 달라"
고 당부했다.

그는 "자유전환형펀드 후순위담보부펀드 등 신상품을 조기에 발매해 기존
대우채권 편입 고객들을 재유치함으로써 환매를 분산시켜 대량환매에 따른
유동성 부족사태를 사전에 막을수 있도록 업계가 앞장서 줄 것"을 요구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