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전까지 갖가지 하마평에 함몰돼 행정공백을 빚었던 관가는 개각 후에도
일손을 잡지 못했다.
재계도 새 경제팀의 컬러와 정책방향을 살피는 데 온통 신경을 쏟아야 했다.
이번주는 이런 개각 후유증에서 벗어나 향후 경제정책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17일부터 19일까지 연달아 이런저런 경제계획들이 쏟아져 나온다.
또 경제부처 장관들이 각종 경제단체 세미나 강연을 통해 경제운용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우선 17일에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된다.
통상 연말에 새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던 그간의 관행에 비해 상당히
늦어진 것이다.
기업 관계자들은 "정책방향에 대한 파악이 늦어져 경영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뜸을 들인 만큼 정책방향에 대한 메시지가 전보다는 한결 명확해야 할 것"
이라는 주문도 있다.
그러나 이런 주문이 반영될지는 회의적이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과욕"이 앞서지 않을까 우려된다.
18일에는 금융.기업.공공.노사 등 4대 부문에 대한 2단계 구조개혁방안이
발표된다.
4개 부문이라고는 해도 초점은 금융과 기업구조개혁이다.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는 <>금융지주회사 <>은행의 동일인 지분제한 <>정부
보유 은행주식의 매각 등 하드웨어적 개혁과 함께 새 자산건전성분류기준
(FLC) 정착 등 소프트웨어적 개혁방안이 관심사다.
기업개혁에서는 워크아웃 제도의 보완과 지배구조개선, 재무구조 건전화
방안 등이 관심을 모은다.
19일에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열려 지식기반경제 발전방안을 논의한다.
이 방안은 한국경제의 21세기 성장전략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실행계획을 어떻게 짜느냐에 있다.
막연히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경제주체들의 "행동지침"이
요구된다.
일본의 경우도 "경제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에서 경제주체별 행동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전경련, 경총 등 경제단체들의 최고경영자 세미나도 이번주 관심거리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연사로 초대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총 연찬회에는 이헌재 재경부장관(19일)과 김영호 산자부장관(20일)이,
전경련 세미나에는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20일)과 이헌재 장관(21일)이
각각 참석한다.
이중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사는 이 장관의 전경련 강연이다.
취임 직전 금감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전경련 개혁 내지 해체를 시사한
발언 내용이 알려져 재계가 그 진의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측은 "발언내용이 와전됐다"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재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밖에 이번주의 관심사로는 17일부터 발효되는 금융회사 업무위탁 규정,
국제유가 동향, 금융시장 동향 등이 있다.
금융회사 업무위탁 규정은 은행과 보험.증권회사간의 업무제휴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장 점포면에서는 이들 금융회사간의 구분이 사라지고 장기적
으로는 금융지주회사로의 통합도 예상된다.
지난주 배럴당 28달러(브렌트유 기준)를 넘어선 국제유가의 급등세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다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정부는 국제유가가 곧 안정을 회복할 것으로 낙관했으나
최근의 상황은 이런 낙관적 기대를 비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로서는 물가안정이 최우선의 과제여서 유류제품의 가격안정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금융시장 동향에서는 코스닥주가의 대폭락세가 멈출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시장관계자들은 지난주말 미국 나스닥 시장이 상승세로 끝난 점을 들어
코스닥도 "투매" 양상은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에 워낙 "뜨거운 맛"을 봤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라앉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체크포인트 ]
<>17일 - 2000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 금융회사 업무 위탁 규정 발효
<>18일 - 4대부문 2단계 구조개혁방안 발표
<>19일 - 지식기반경제 발전방안 발표
<>주중 - 경제부처, 경제단체 세미나 강연
- 대우 해외채권단 협상
- 환율.유가 동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