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들이 주식과 채권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경제연구소는 11일 "우리기업 자금조달 패턴의 낙후성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직접 금융시장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들의
자금조달 구조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중 국내 기업들이 기업공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증권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60조2천억원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37조7천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은행차입과 기업신용 등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작년
9월말 현재 54.4%로 미국(17.2%)의 3배 수준이다.

반면 주식과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 조달비중은 45.2%로 미국의 72.8%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예금에 편중된 가계부문의 여유자금을 주식과 채권 등 직접금융
시장으로 유인하는 것이 낙후된 자금조달 패턴을 개선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7백19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문 금융자산의 55.6%가
예금과 현금의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 반면 미국 가계부문 금융자산
(31조9천억달러)의 55%가 유가증권에, 30%가 개인연금에 투자되고 있다.

양평섭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인플레 연동
국채 등 국채발행을 다양화하고 자산담보부채권(ABS) 발행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관련 파생상품시장을 허용하고 비투자적격 증권의 수요기반을 넓힐
수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