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AOL 합병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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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프랑스의 시인이자 우화작가였던 장 드 라퐁텐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가 만약 이 시대에 살았다면 이렇게 말했음직하다.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한다"
2명의 예일대생들이 지난 1923년 창간호를 낸 "전통에 빛나는" 타임지가
15년도 채 안된 아메리카온라인(AOL)에 넘어간 것도 세상이 온통 인터넷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태를 잘 보여주는 예다.
어디 타임워너같은 미디어업체들뿐이랴.
자동차 항공기등 제조업체에서부터 유통, 금융, 제약 등 전 업종이 "서로
뒤질세라" 인터넷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서 잠깐 로마의 길을 따라가 보자.
로마의 길은 세계 최강의 로마병정들과 병참물들을 실어나르는데 사용됐다.
이를 따라 식민지는 더욱 넓어졌고 로마식 생활방식이 유행했다.
"로마식 지배이념"이 확산된 것이다.
인터넷 세계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의 핵심은 속도와 시장점유율이다.
그리고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몇몇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본 집중화"가 이뤄진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업계를 장악한 빌 게이츠가 약 1천억달러, 우리돈으로
1백12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벌었다는 사실은 다 아는 사실이다.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액수다.
그러나 성공신화뒤에는 항상 그림자가 짙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부가 소수에 급속히 집중화되는 한편에선 세계 빈곤층
이 점차 확대돼가고 있다는 세계은행의 통계자료는 주목해야 할 경고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 역시 뒤켠에는 짙은 적잖은 부작용이 뒤따를 전망이
다.
비록 양사의 사업분야가 중복이 적어 정리인원이 많지 않을 지라도 이번
합병의 영향으로 나타날 또다른 수많은 기업인수합병(M&A)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낳을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현재 미국에서는 M&A후 감원은 "공식"처럼 돼버린 지 오래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올해 미국에서는 3천5백여만명의 극빈층이 양산될
것이라는 통계는 M&A의 그늘에 가린 소외계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AOL과 타임워너의 M&A과정에서 쏟아지는 천문학적 규모의 숫자들에 놀라기
보다 앞으로 "쏟아질" 실업자들의 고통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책에 더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수진 국제부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
통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가 만약 이 시대에 살았다면 이렇게 말했음직하다.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한다"
2명의 예일대생들이 지난 1923년 창간호를 낸 "전통에 빛나는" 타임지가
15년도 채 안된 아메리카온라인(AOL)에 넘어간 것도 세상이 온통 인터넷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태를 잘 보여주는 예다.
어디 타임워너같은 미디어업체들뿐이랴.
자동차 항공기등 제조업체에서부터 유통, 금융, 제약 등 전 업종이 "서로
뒤질세라" 인터넷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서 잠깐 로마의 길을 따라가 보자.
로마의 길은 세계 최강의 로마병정들과 병참물들을 실어나르는데 사용됐다.
이를 따라 식민지는 더욱 넓어졌고 로마식 생활방식이 유행했다.
"로마식 지배이념"이 확산된 것이다.
인터넷 세계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의 핵심은 속도와 시장점유율이다.
그리고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몇몇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본 집중화"가 이뤄진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업계를 장악한 빌 게이츠가 약 1천억달러, 우리돈으로
1백12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벌었다는 사실은 다 아는 사실이다.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액수다.
그러나 성공신화뒤에는 항상 그림자가 짙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부가 소수에 급속히 집중화되는 한편에선 세계 빈곤층
이 점차 확대돼가고 있다는 세계은행의 통계자료는 주목해야 할 경고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 역시 뒤켠에는 짙은 적잖은 부작용이 뒤따를 전망이
다.
비록 양사의 사업분야가 중복이 적어 정리인원이 많지 않을 지라도 이번
합병의 영향으로 나타날 또다른 수많은 기업인수합병(M&A)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낳을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현재 미국에서는 M&A후 감원은 "공식"처럼 돼버린 지 오래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올해 미국에서는 3천5백여만명의 극빈층이 양산될
것이라는 통계는 M&A의 그늘에 가린 소외계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AOL과 타임워너의 M&A과정에서 쏟아지는 천문학적 규모의 숫자들에 놀라기
보다 앞으로 "쏟아질" 실업자들의 고통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책에 더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수진 국제부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