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한 만큼 추격 매수하기에는
부담이 많다. 미국증시나 외국인 매매동향, 투자신탁의 주식매도 상황 등을
세밀히 검토한 뒤 주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주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10일 38.59포인트 급등했으나
증시전문가들의 견해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지난 5~7일중에 1백10포인트나 급락한데다 지난주말 미국의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으로써 반발매수세가 살아났으나 증시주변 여건은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것.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당분간 950~1,000포인트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외국인 순매수로 반등 성공 =외국인은 이날 1천3백1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지난 5~7일중에 2천6백86억원어치나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던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지난 주말 다우존스지수가 1만1,522.5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증시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미국의 금리인상폭이 연초에 예상됐던 것보다
다소 낮은 0.25~0.5%포인트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증시가
안정되면 외국인의 저가매수세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불투명한 증시 주변 여건 =외국인의 적극 매수로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상승세가 이어가기에는 넘어야할 고개가 많다.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이 2월8일을 앞두고 주식을 내다팔 수밖에 없는 것이
가장 큰 악재다.

이승조 굿모닝증권 법인금융상품영업부장은 "채권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에 공사채형 수익증권 환매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투신(운용)사들은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투자신탁운용 관계자도 "스폿펀드만기에 따른 매물은 일단락됐으나
2월8일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을 팔면 팔았지 사들이기
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확실한 주도주도 떠오르지 않고 있다.

정보통신주가 조정을 받는 동안 금융주와 포항제철 등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가치주"들이 틈새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통신 3인방"을 대신할 정도는 아니었다.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로 통신 3인방이 이날 강세를 나타내자 포항제철
등은 약세로 돌아선 것이 이를 반증했다.

이승호 태광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은 "개인자금이 아직도 공모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머물고 있어 거래소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5일이동평균(988.41)을 뚫고 상승했으나 987.24
로 마감된 것도 부담이다.

<> 당분간 외제장세 불가피할듯 =주식시장은 당분간 밤사이에 열리는 미국
증시와 외국인 매매동향에 크게 좌우되는 "외제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
된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거나 미국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종합주가지수도 심하게 흔들릴 공산이 크다.

대우관련 채권의 95%를 지급하는 2월8일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일시적으로 1,000포인트를
넘어설 수도 있으나 주가 1,000시대가 정착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석 신한증권 투자전략부장도 "12월 결산법인들의 99년 실적이 발표되는
2월초까지 종합주가지수는 950~1,000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