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1부 : (6) (인터뷰) 아리마 아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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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마 아키토 전 과기청장관(문부상 겸임.현 참의원)은 일본 과학기술계의
실력가이다.
그는 특히 과기청장관 시절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입안한 주인공이다.
공석에서 "국가정책이 과학기술을 망친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펼쳐 독설가로
불린다.
도쿄대 총장 시절에는 대학개혁에 앞장서 교육계에서는 대표적인 개혁론자로
알려져 있다.
아리마 장관은 요즘도 "일본 대학교육은 죽었다"며 "교육개혁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한다.
도쿄 가스미가세키 관청가에 있는 참의원 사무실에서 아리마 전 장관을
만나 일본 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일본 정부가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기반을 상실해가는 일본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이다.
80년대 미국경제는 꽤 오랫동안 불황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지금의 일본경제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은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불황을 극복했다.
새로운 산업은 바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정보산업이 중심이 됐다.
대학과 산업계가 힘을 합쳐 정보기술 산업화에 앞장선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은 지금 전에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도 지금 새로운 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이 키워온 산업은 경쟁력을 잃었다는 얘긴가.
"과거 일본은 반도체나 자동차로 승부를 걸어왔다.
그러나 정보통신이나 바이오 환경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기존 산업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렇다고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뜻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자동차는 첨단 장치와 환경친화적 연료로 무장한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로 탈바꿈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등이 그런 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기술공모 요건에는 "응용을 염두해두지 않은
기초연구는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돼있다.
너무 실용기술 위주로 짜여져 있지 않는가.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당장 무엇을 얻어내려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마련이다.
미국이 바이오 분야에 선두로 나설수 있었던 데는 오랜 기초연구의 밑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60년대부터 DNA분석 등 기초연구에 착실히 투자한 결과 세계 제1의
유전자공학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어느날 갑자기 생명공학에 관심을 쏟았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돈버는 것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
다행이 일본은 과학기술기본법을 갖고 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응용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과학기술기본법은
기초과학 육성이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은 이 기본법에 따라 올해 기초과학분야에만 1천3백50억엔을 투자했다.
특히 기초과학은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중이다"
-일본 과학기술의 강점과 약점은.
"하드웨어는 강한데 소프트웨어가 약하다.
예컨대 컴퓨터 분야에서 구조를 짜고 만드는 기술은 뛰어나다.
그러나 창조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미국에 비해 훨씬 뒤져있다.
이는 교육문제와 연관돼 있다.
특히 기초과학에서 뉴트리노 등 천체물리학과 의학 광전자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 유럽에 뒤떨어진다"
-교육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학생들도 중학교까지는 세계 수학경시대회 등에
나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그러나 고등학교나 대학을 진학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기초지식에 대한 교육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대학 진학만을 준비하면서 기술자가 되려하는 학생도 줄어들고 있다.
80년대 일본산업은 직업고등학교 출신들이 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일본 대학은 교육보다는 연구에 치중해있다.
몇개 소수 대학만이 연구중심으로 가고 대부분의 대학은 전문적 지식을
양성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립대도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일본정부는 이미 국립대를 독립법인화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일본의 과학기술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21세기는 과학기술은 창조성이 이끈다.
일본은 그런면에서 미국 유럽보다 부족한 창조성을 키우지 않고는 미래가
어둡다.
일본은 지금까지 외국에서 기술을 들여와 기막히게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이것마져도 결여돼있다.
그런면에서 산업계에서는 품질혁신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 도쿄=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
실력가이다.
그는 특히 과기청장관 시절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입안한 주인공이다.
공석에서 "국가정책이 과학기술을 망친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펼쳐 독설가로
불린다.
도쿄대 총장 시절에는 대학개혁에 앞장서 교육계에서는 대표적인 개혁론자로
알려져 있다.
아리마 장관은 요즘도 "일본 대학교육은 죽었다"며 "교육개혁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한다.
도쿄 가스미가세키 관청가에 있는 참의원 사무실에서 아리마 전 장관을
만나 일본 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일본 정부가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기반을 상실해가는 일본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이다.
80년대 미국경제는 꽤 오랫동안 불황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지금의 일본경제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은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불황을 극복했다.
새로운 산업은 바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정보산업이 중심이 됐다.
대학과 산업계가 힘을 합쳐 정보기술 산업화에 앞장선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은 지금 전에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도 지금 새로운 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이 키워온 산업은 경쟁력을 잃었다는 얘긴가.
"과거 일본은 반도체나 자동차로 승부를 걸어왔다.
그러나 정보통신이나 바이오 환경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기존 산업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렇다고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뜻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자동차는 첨단 장치와 환경친화적 연료로 무장한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로 탈바꿈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등이 그런 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기술공모 요건에는 "응용을 염두해두지 않은
기초연구는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돼있다.
너무 실용기술 위주로 짜여져 있지 않는가.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당장 무엇을 얻어내려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마련이다.
미국이 바이오 분야에 선두로 나설수 있었던 데는 오랜 기초연구의 밑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60년대부터 DNA분석 등 기초연구에 착실히 투자한 결과 세계 제1의
유전자공학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어느날 갑자기 생명공학에 관심을 쏟았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돈버는 것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
다행이 일본은 과학기술기본법을 갖고 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응용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과학기술기본법은
기초과학 육성이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은 이 기본법에 따라 올해 기초과학분야에만 1천3백50억엔을 투자했다.
특히 기초과학은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중이다"
-일본 과학기술의 강점과 약점은.
"하드웨어는 강한데 소프트웨어가 약하다.
예컨대 컴퓨터 분야에서 구조를 짜고 만드는 기술은 뛰어나다.
그러나 창조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미국에 비해 훨씬 뒤져있다.
이는 교육문제와 연관돼 있다.
특히 기초과학에서 뉴트리노 등 천체물리학과 의학 광전자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 유럽에 뒤떨어진다"
-교육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학생들도 중학교까지는 세계 수학경시대회 등에
나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그러나 고등학교나 대학을 진학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기초지식에 대한 교육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대학 진학만을 준비하면서 기술자가 되려하는 학생도 줄어들고 있다.
80년대 일본산업은 직업고등학교 출신들이 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일본 대학은 교육보다는 연구에 치중해있다.
몇개 소수 대학만이 연구중심으로 가고 대부분의 대학은 전문적 지식을
양성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립대도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일본정부는 이미 국립대를 독립법인화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일본의 과학기술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21세기는 과학기술은 창조성이 이끈다.
일본은 그런면에서 미국 유럽보다 부족한 창조성을 키우지 않고는 미래가
어둡다.
일본은 지금까지 외국에서 기술을 들여와 기막히게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이것마져도 결여돼있다.
그런면에서 산업계에서는 품질혁신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 도쿄=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