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숙 < 동방커뮤니케이션즈 국장 >

뉴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이다.

올해는 21세기의 새 희망과 20세기의 유산인 어두운 그림자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생활패턴은 더욱 다양화되어 다소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트렌드란 일시적 현상인 유행과 달리 현재의 사회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최소 10년간 미래의 사회를 만들어갈 커다란 물줄기다.

그 흐름은 우리생활 곳곳에 배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2000년의 리빙 트렌드(Living Trend)는 무엇일까.

첫번째 트렌드는 "20대 80" 사회로의 진입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소수의 핵심 노동자와 다수의 주변 노동자로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무형의 지식과 정보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핵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수의 첨단 지식 노동자가 사회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게 된다.

또 직업의식에서도 한 직장에서의 성공보다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중요한 정보의 양이 넘쳐나게 되어 필요한 정보를 놓치지나 않나 하는
불안감과 폭주하는 정보를 감당하지 못해 소화불량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쓰레기 같은 정보의 범람과 정보망 보안에 대한 우려, 개인 정보의 무단
유출에 의한 사생활 침해등 정보 사회의 역기능이 대두될 것이다.

갑작스런 신분상승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고 맞벌이 부부는 증가할게
분명하다.

가정 경제의 어려움으로 일터로 떠밀려 나오는 "핑크 칼라"(주부근로자)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2000년대는 남자들도 생활의 짐을 혼자서만 지려고 하지 않는 추세가
확산돼 사회나 직장에서의 남녀 성차별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두번째 트렌드는 위험사회로의 진입이다.

우리는 "위험사회"를 안고 20세기에서 21세기로 건너왔다.

우리사회는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채로 성급하게 산업화.근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위험요인을 감수해야 했다.

외부 환경이 위험해지고 교통문제 또한 악화됨에 따라 코쿠닝 현상
(Cocooning)이 심화될 것이다.

누에고치(Cocoon)처럼 안전하게 칩거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증대된다.

집을 요새화하기 위해 집의 인테리어 및 보안 등에 신경을 쓰게 된다.

주택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거주자의 정체성(Identity)을 나타내는
표현수단이 되기도 한다.

코쿤족들은 날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광고지나 통신판매회사의 카탈로그
등을 열심히 들여다 보기도 하고 컴퓨터나 TV 홈쇼핑 등을 보면서 쇼핑을
한다.

취미로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
형식의 TV를 본다.

위험사회에 노출된 이들은 마음의 안식처를 찾기 위해 인문.철학서적에
몰두하게 되고 종교에 심취하게 된다.

세번째 트렌드는 환경보호운동, 시민사회 운동, NGO(비정부기구)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환경의식이 고조되면서 오염 행위에 대한 감시와 압력은 가중될 것이다.

또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이나 윤리적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도록 시민단체나 NGO들은 감시와 견제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권리를 적극 찾으려 할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정부나 기업이 비정상적이고 부도덕하게 저질렀던 비행과
그릇된 가치관을 감시하고 바로잡아 나가려 할 것이다.

네번째 트렌드는 인간의 감성과 창의성이 핵심가치를 창출하는"휴먼
르네상스" 시대가 부활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인간의 가치 훼손에 대한 경각심으로 정신과 물질의 조화를 추구
한다.

물질보다는 마음을,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고, 논리보다는 감성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

감성지수 EQ가 지능지수IQ 못지 않게 중요시 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본에 충실한 생활 패턴이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도
다양한 트렌드가 혼재되는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인간의 기본 가치를 중시하면서 자아실현을 하고자 한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 됐고 이혼이 급증해 결손가정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시간 절약을 위해 편의성을 중시하고 여가를 즐기기 위한 레저와
여행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생활의 단편이 될 것이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관심을 유난히 많이 갖는 트렌드도 2000년대에는 확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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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 숙명여대 졸
<> 중앙대 박사과정 수료
<> 동방커뮤니케이션즈 플래닝팀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