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에 가라앉아 있다면 이 할은
안개에 녹아 있다
정기복(1965~) 시집 "어떤 청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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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고향은 단양 수몰지구.
이 시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리라.
다 아는 사실이지만 새로 생긴 인공호에는 유난히 안개가 짙다.
그 안개에 바로 그 곳에서 나고 자랐을 "종국이 아버지 생애"의 이 할이
녹아 있다니, 수몰지구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눈시울이 뜨거워질
표현이다.
물 밑에 가라앉아 있는 "생애의 팔 할"보다 이 "이 할"의 울림이 더
크다는게 바로 시의 비밀이기도 하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