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학년도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 상당수 수험생들이 합격위주로
안전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폭이 촘촘해져
위험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반적으로는 경쟁률이 상승했다.

이는 수험생들이 복수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 원하는 대학에는
소신지원하는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하위권대학에는 안전지원을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득점자들이 상위권대 인기학과를 피함에 따라 중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높아졌으며 특히 홍익대의 경우 14.91대 1로 유례없이 높은 경쟁률
을 보였다.

이밖에 서울대 연.고대의 경우 졸업과 함께 자격증이 주어지는 의예,
치의예 등 취업보장형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과에서 3~4대 1 수준의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나타낸 것도 특징이다.

또 최근 산업구조의 변화를 반영, 홍익대 정보.컴퓨터공학부(20.9대 1)
중앙대 컴퓨터공학과(8.02대 1) 등 정보통신.컴퓨터 관련학과의 경쟁률이
높았다.

<>하향안전추세 =특차 때와 가장 큰 차이는 전반적으로 하향안전 지원
추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특차에서 대거 탈락한 고득점자들과 경쟁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의 경우 법대 2.24대1, 사회계열 3.12대1 자연계열 3.141의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대는 정규마감시간인 오후 5시를 훨씬 넘은 9시10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졌으나 평균경쟁률은 3.44대 1에 그쳤다.

연세대는 마감 결과 이학계열 2.81대 1, 인문계열 3.58 대 1 등 주요
학과들의 경쟁률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 역시 법학과가 1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제외하고는
경영대 3.65대 1, 공과대 3.04대 1 등 인기학과들의 경쟁률이 비교적 낮았다.

이밖에 경희대 11.98대 1, 한양대 5.62대 1을 보였다.

그러나 대신대는 2백4명 모집에 1백38명이 지원하는데 그쳐 미달사태를
빚었고 위덕대등 6개대도 일부 모집단위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중하위권에 몰려 경기대 서울캠퍼스 사회과학계열(야간)은 10명 모집에
8백58명이 지원, 무려 8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취업보장형 학과 인기 =경영 경제 등 인기학과들의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낮은 가운데 의예, 치의예, 법학 등 자격증 관련학과들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건국대 충주캠퍼스의 의예과의 경우 20명 모집에 무려 1천31명이 몰려
51.5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한양대의 "라"군 법학과에는 60명 모집에 무려 2천7백42명이 지원,
45.7대의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의예과는 마감일이 31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쟁률이
30대 1을 넘어서 한의예과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여대 경쟁치열 =남학생보다 수능점수가 낮은 여학생들이 남학생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남녀공학대학에 대한 지원을 꺼리면서 여대로 몰렸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3.55대 1)를 제외한 숙명여대 성신여대 동덕여대 등
서울소재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5대 1을 넘어섰다.

<>복수지원 증가 =지난해의 경우 수험생 1명당 2.5개 정도의 대학에
복수지원했으나 올해에는 3개 대학 이상에 복수지원한 것으로 입시전문가들
은 분석했다.

4차례의 복수지원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등 이른바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한 수험생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합격자 발표후 무더기 미등록 사태가 빚어지고 이로 인한 연쇄
파급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합격선 분석 =입시전문가들은 서울대 특차 탈락 고득점자들이 몰린 연고대
상위권 학과와 중위권 대학들의 합격선이 예상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
했다.

특히 고대 법대의 경우 경쟁률이 10대 1을 넘어서 예년에 없이 높게
합격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