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철 회계사와 김정욱 변호사는 한지붕 두가족이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선명경영컨설팅(대표 양재천)이라는
한지붕 아래에 회계사무소와 법률사무소를 각각 운영하면서 같은 고객을
관리하고 있는 것.

양재천 사장은 대기업에서 기획업무를 해온 관리전문가로 신 회계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대표를 맡고 있다.

신 회계사와 김 변호사는 37세 동갑내기로 서울 환일고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이들이 사업상 손을 잡은 것은 오래 되지 않는다.

KN컨설팅에서 벤처기업의 법률상담을 맡고 있던 김 변호사가 작년 11월
신 회계사와 함께 일하기로 한 것.

지난 95년 회계사무소를 차렸던 신 회계사는 부동산과 세무상담에 주력해
오다 벤처로 눈을 돌리면서 김 변호사를 끌어들였다.

선명경영컨설팅이 관리하는 고객사는 1백여개.

이들 고객사중 90여개사가 중소 벤처기업이다.

특히 건잠머리컴퓨터 마리텔레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망벤처기업이
20여개사나 포함돼 있다.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ISDN(종합정보통신망)단말기 업체인 아이앤티텔레콤의
경우 법인 설립 때부터 회계 및 법률 관계를 상담해주고 있다.

10여개 고객사가 코스닥등록을 준비중이다.

"벤처는 짧은 기간에 급성장하는 바람에 기업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가 창업후 1년내에 발생합니다"

신 회계사는 회계나 법률 어느 한쪽의 전문지식만 갖고는 벤처 고객의
서비스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주 구성에서부터 외자유치, 스톡옵션, 재무계획 수립, 경영권 분쟁 등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벤처도우미 업체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의 외자유치를 중개했던 파로스캐피탈의 최홍윤 사장이나
디자인 및 CI(기업이미지)전문가인 서울 인덕대의 홍지윤 교수 및 용인의
청강대 송수진 교수 등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이같은 인식에서
비롯됐다.

신 회계사와 김 변호사는 함께 움직일 때가 많다.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질 때도 둘은 함께
참석했다.

현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므로 고객사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벤처기업이 원할 경우엔 용역비를 주식으로 받기도 한다.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인 창업초기 기업일수록 자금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알음 알음 찾아오는 고객만을 상대하는 선명경영컨설팅은 최근들어 상담수요
가 부쩍 늘면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7명의 회계사 변호사 세무사가 활동중으로 회계사와 변호사를 각각 1~2명
더 늘릴 예정이다.

신 회계사와 김 변호사가 수수료를 받고 나서는 상담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1주일에 하루는 서울 관악구청에 들러 무료 상담을 해주고 있다.

용역비조차 못 내는 벤처기업인들을 위해 최근에는 벤처기업 경영에서
나타나는 문제 해결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벤처경영의 ABC"란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02)3452-0900

<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