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가 최근들어 수출과 설비투자의 높은 증가로 건실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종전과 달라진 투자패턴과 정상수준으로 회복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주목할 만하다.

재경부는 그렇지만 투자수준, 생산능력 확대 등을 감안하면 아직 경기과열
기미는 없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중 산업활동을 상세 분석한다.

<> 투자패턴이 바뀌고 있다 =종전의 공장증설이나 기계신규도입 등 확장
투자 위주에서 벗어나 정보화와 물류개선 쪽으로 투자양상이 확연히
바뀌었다.

실제 올들어 11월까지 컴퓨터(92.2%), 통신기기(44.4%), 운수장비(81.5%)
등에 대한 투자 증가율은 전체 설비투자 증가율(39.0%)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재정경제부 이희수 경제분석과장은 "기업들이 과거 외형 부풀리기식의
장치산업 과다투자에서 벗어나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정보화, 물류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건설투자는 여전히 미흡 =지난 11월의 산업생산(122.8), 도소매판매
(102.7), 설비투자(97.2) 등 여타 실물지표는 97년 10월을 100으로 봤을 때
이를 상회하거나 근접하고 있다.

이에비해 유독 건설투자(73.9)만 더딘 회복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대해 통계청 권오봉 과장은 "주택보급률이 거의 1백%에 달해 주택수요
가 살아나는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재정적자에 따른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향후 건설경기를 점칠 수 있는 건축허가면적은 4월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내년 이후에는 건설투자가 점진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
했다.

<> 제조업 평균가동률 정상수준 육박 =작년 평균 68.1%에 불과했던 공장
가동률이 80.3%까지 올라섰다.

가동률이 80%를 넘은 것은 97년 8월(80.7%)이후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다.

통상 80% 안팎의 가동률은 정상가동률로 평가한다.

통계청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이 타결되고
주류, 음료수 등 일부 밀레니엄특수로 가동률이 일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며 "공급애로를 유발할 정도의 높은 가동률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이수희 박사 역시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속도가 빨라
가동률이 추가로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은 가동률에 여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 경기과열 아직은 아니다 =재경부는 아직 과열징후를 발견할 수 없으며
지난 10월에 이어 경기조절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다.

11월중 생산증가율이 26.8%이나 연말특수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근무
일수가 작년보다 하루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25% 수준으로 내려온다는
것이다.

아울러 제조업 가동률도 호황기의 85% 수준에 못미치는 데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과열이 아님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 김병일 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