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을 통폐합할 때도 정당한 정리해고 절차없이 감원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나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월 한국식품위생연구원과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을 통합시켜
발족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해고된 이모씨 등 20명의 전 한국식품
위생연구원 직원들과 벌인 "부당해고" 초심 다툼에서 패소하자 재심
을 냈었다.

중노위는 "식품위생연구원이 해산됐지만 직원들에게 사표를 받거나
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근로관계를 청산한 아무런 징표가 없기 때문에
고용관계가 승계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고 밝혔다.

중노위는 특히 "잉여인력을 줄일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소정의 정리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업무능력 심사 등
형식적 평가만으로 해고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식품위생연구원 직원이었던 이씨 등 20명은 보건의료관리연구원과의
통합으로 연구원이 폐쇄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합병된 이후 같은달
27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해고됐다.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