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코전자는 지난 74년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합작으로 설립된 전자부품업체다

94년 필립스가 강성노조와 적자지속을 이유로 철수하자 임직원 대표단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95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연평균 28.4%의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장점은 기술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콘덴서와 저항기만을 특화해 5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98년 매출기준으로 필름콘덴서가 76.8%, 저항기가 23.2%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필름콘덴서가 45%로 1위이고 저항기는 4위이다.

수출비중은 무려 86.3%에 이른다.

주요 고객은 필립스 삼성전자 LG전자등 3개사로 매출의 53.3%를 소화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적층형 칩 인덕터(MCI)를 개발,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핵심 전자부품인 MCI의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8천억원.

굿모닝증권 박인석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을 통해
매출이 올해에 비해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또 "내년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세배 이상 증가한 1백85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부채비율도 60%선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재무구조도 안정적"
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약점도 있다.

수출비중이 너무 높아 원화절상이 이어지면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MCI 판매가 예상과는 달리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일본업체들이 대대적인 저가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직원 지분이 낮은 것도 흠이다.

임직원 대표단이 회사를 인수한 대표이사인 조종대 사장의 지분(5.85%)을
포함,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1.8%에 머물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