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밴 여자는 아름답다
감히 누가 있어
저 달을 보며
딴 마음을 먹겠는가

뼛속 환한 달밤
태아들이 절구방아를 찧고 있다

이원규(1962~) 시집 "돌아보면 그가 있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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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을 아이 밴 여자로 보는 재미있는 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보름달을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전설에서는 토끼가 절구방아를 찧는다고 했는데 시에서는 그 토끼가 태아들
로 대치되어 있다.

실제로는 아이 밴 여자를 보며 보름달을 연상한 것이 시적 모티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뼛속 환한 달밤"은 아이 밴 여자의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을 되살린다.

누가 그런 여자를 보고 "딴 마음을 먹겠는가".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