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일상생활에서 편리성이 크게 진보한 돋보이는 한세기였다.

하찮아 보이지만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는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온 덕분이다.

그같은 발명품들은 대개 의도하지 않았던 우연으로 만들어졌다.

일회용 반창고는 신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붕대회사에 납품일을 하던 얼 딕슨이란 사람은 결혼후 신부가 조그만
상처를 입자 무균붕대조각을 만들어 붙여 줬다.

그는 보다 쉽게 붙이고 오래 붙어있게 하기 위해 반창고를 고안했다.

클립은 독일에 거주하던 노르웨이인 요한 바알러가 구부러진 철사를 이용해
종이를 묶은 것이 시초가 됐다.

이전에는 종이를 묶기 위해 주로 핀을 사용해 찔리는 사고가 많았다.

바알러는 영국 젬사에 특허권을 헐값에 팔았고 젬사는 덕분에 떼돈을
벌었다.

제임스 팽글러가 진공청소기를 발명한 것은 1907년이다.

팽글러는 윌리엄 후버와 함께 후버란 회사를 차렸으며 미국에서는 여전히
진공청소기를 "후버"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아이스크림콘은 박람회 출품작이었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에서 아널드 포나초와 어니스트 함위는
아이스크림과 달콤한 식용과자를 함께 출품했다.

이미 다른 사람이 특허를 갖고 있었던 원뿔형 종이봉지와 결합돼 아이스크림
콘으로 발전했다.

1909년 프랑스 물리학자 조지 클로드는 오렌지빛 유리튜브속에 가스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1년뒤 파리의 건물들이 네온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셀로판은 파리 시내 카페의 테이블보에 얼룩이 지는 것을 막으려던 자크
브란덴버거가 1912년 발명한 제품이다.

접착메모지는 1973년 3M사 직원 스펜서 실버가 주위 사람들이 메모지를
핀으로 찔러두는 것을 보고 처음 착안해냈다.

그의 아이디어는 동료 직원 아서 프라이가 응용 발전시킴으로써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녹음기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버린 워크맨의 개발도 우연 그 자체였다.

어느날 공장 기사 한 사람이 헤드폰을 끼고 싱글벙글 웃으며 일하는 모습을
공장장에게 들켰다.

적발된 물건은 변조된 녹음기였다.

"아! 들고다니는 녹음기를 만들자"

그 가치를 알아차린 것은 소니의 창업멤버였던 이부카 마사루였다.

이밖에 지퍼 브래지어 냉장고 라디오 페니실린 월드와이드웹 등은 20세기
인류 역사를 바꿔 놓은 혁명적인 발명품들이다.

< 박재림 기자 tr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