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의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피해자인 딸이 고소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강국 부장판사)는 19일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딸의 고소취하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김모(45)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김씨를 처벌할 수
있다"며 원심을 파기,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개정된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
에 따라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인 강간죄가 아니라고 본 것이어서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의붓아버지가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피해자의 어머니와 7년이상 동거했고 피해자도 피고인을 "아버지"라고 불러온
사실이 인정된다"며 "개정 법률상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실상의 친족"에 해당
하는 만큼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지법은 김씨에게 형법상 강간죄를 적용해 재판을 진행하던 도중
피해자측이 고소를 취하하자 지난8월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