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의 카프리는 95년 7월 첫 선을 보였다.

카프리는 프리미엄 맥주시장의 막을 연 신제품이었다.

당시만 해도 고급 맥주를 즐기는 소비층은 외국산 제품을 찾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젊은이와 고급 맥주 소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본격적인 국산 맥주는 카프리가
처음이었다.

카프리 출시 이후 경쟁사들은 잇달아 엑스필이나 레드락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쏟아내며 맥주시장에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카프리는 시판 초기부터 기존 맥주와 철저히 다른 차별화 전략을 썼다.

프리미엄 맥주를 강조하기 위해 내용물은 물론 용기나 디자인 등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용기는 투명병을 사용했고 젊은층 감각에 맞게 병뚜껑을 비틀어 따는
트위스트 캡 방식을 도입했고 병목을 길게 만들었다.

맥주 원료는 캐나다산 해링톤 맥아와 유럽산 아로마 호프 등 엄선된
최고급품을 사용했다.

순수 저온 발효공법(L F T)과 초 고발효 공법(Ultra Conversion Mashing) 등
특수 공법을 사용, 프리미엄 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카프리는 젊은층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외환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소득감소로 98년 맥주시장은 크게 위축됐으나
카프리는 외국산이 판치던 고급 맥주시장을 역으로 잠식해 들어갔다.

이 술은 금년들어 10월말까지 10% 이상의 증가세를 유지, 프리미엄급
맥주시장에서 55%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카프리는 제품 포지셔닝 광고 및 판촉전략등에서 모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마케팅 전략을 젊은이에 초점을 두고 전개해 새로운 음주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부드러운 거품을 구름으로 표현한 론칭 광고 등 광고 전략도 우수했다.

"눈으로 마시는 부드러운 맥주, 카프리"를 슬로건으로 내건 시리즈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세련되고 부드러운 맛의 프리미엄 맥주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OB맥주는 제품 출시와 함께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펼쳤다.

유통 채널 역시 기존 유통망과 달리해 철저히 젊은이 시장을 파고 들었다.

카페 바 등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유통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판촉활동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12월 초 카스맥주를 인수한 OB맥주는 프리미엄 맥주인 카프리가 업계 선두를
탈환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안드레 웩스 OB맥주 사장은 "카프리와 버드바이저를 주력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