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상승대세는 과연 꺾인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의 급상승에 따른 일시적 반락인가.

천정부지로 오름세를 지속하던 코스닥 주가가 급락세로 돌변했다.

270을 넘어 300고지를 바라보던 코스닥지수가 불과 3일만에 230선으로
밀리자 코스닥시장에는 ''장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17일에는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투매현상까지 나타났다.

한종목에 수십만주의 하한가 매도잔량이 쌓일 정도로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정기간이 좀더 이어질 수는 있어도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은 일어나지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코스닥의 핵인 벤처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주식시장
말고는 달리 돈이 갈데가 없다는게 그 이유다.

<> 폭락의 배경 =코스닥의 최대악재는 ''너무 빨리 오르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코스닥주가는 조정없이 상승가도를 달려왔다.

코스닥 주가는 이달들어 지난 14일까지 224.24에서 273.32로 49.07포인트
(21.7%) 뛰었다.

첨단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는 벤처지수는 1백56.35포인트(36.3%)나 폭등했다

게다가 작전설과 주가조작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번 폭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직접적인 계기는 정부가 다음주초 발표할 예정인 "코스닥시장 안정화대책"
이다.

정부가 코스닥시장을 과열로 "단정"하고 작전세력 색출을 위해 매매심리를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쳐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장선도주에 대한 증권업협회의 심리도 매물을 확대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의 엉성한 관리체계도 주가폭락을 가속시켰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도 극심한 거래지연사태가 야기됐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블라인드게임을 하듯 매매주문을 내야 했다.

팔려면 하한가로 주문을 낼 수 밖에 없었다.

불성실공시가 난무하고 온갖 작전설이 나도는데도 정부 증권업협회 코스닥
증권 등이 즉각 대처하지 못해 거품을 조기에 제거하지 않은 점도 코스닥의
불안을 키워왔다는 지적이다.

<> 향후 전망 =다음주초 발표될 정부의 코스닥시장 안정대책의 내용이 주가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대책이 강하게 나오면 투자심리의 냉각상태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물론 조정을 거친 뒤에는 옥석이 구분돼 우량종목 중심으로 주가는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으로는 20일 이동평균선(237~238)이 장중한때 붕괴됨에 따라 위기감
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 관계자들은 조정국면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롬기술 한국정보통신등 시장주도주가 여지없이 꺾이고 약세분위기가 기타
종목으로 확산돼 하락추세가 완연하다는 것이다.

새롬기술의 경우 전날에 이어 하한가 매도잔량만 1백만주를 넘어 그동안
이상 급등세와 작전소문으로 주목받아온 고평가주는 물론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소외주로까지 폭락세가 파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꺼지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폭락세를 촉발시킨 매매심리강화 등 정부의 개입은 단기적으론 악재이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의도가 코스닥시장의 건전한 육성이지 코스닥시장의 붕괴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항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더라도 60일 이동평균선(200)
부근에선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의 대폭락이후 장기조정때와는 시장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점도
이같은 설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투자자의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참여가 늘어
시장의 안전판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또 한통하이텔 한솔PCS 주성엔지니어링 등 유량 대형주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