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알루미늄은 노사화합을 통해 위태롭던 회사를 되살린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94년 10월 4천억원을 들여 아시아 최대규모(연산 12만t)의
압연공장을 준공하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다가 위기에 내몰렸다.

막대한 금융비용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환율이 급등,
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한알루미늄의 노사관계가 달라지기 시작한 때는 지난 97년초.

강성이었던 노조가 투쟁을 접고 대화에 나섰다.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도 살수 있다는 판단에 노조가 앞장서서 97~99년 3년간
임금동결과 상여금반납을 결의했다.

98년 임금협상 때는 노조가 자발적으로 퇴직금누진제를 없애고 임금동결과
상여금 1백% 반납을 결의했다.

그해 1월 17일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급협상을 타결지었다.

올해 임.단협의 경우 노조가 조합원의 의견을 물어 회사에 백지위임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동종업계에서 처음으로 "노사화합 결의대회"를 열어 무쟁의를 선언하기도
했다.

노조위원장이 직접 고객회사를 방문, 품질개선 문제와 건의사항 등을 들은
뒤 생산현장에 반영하는 파격적인 노력도 했다.

회사측도 근로자들의 고통분담에 보답하기 위해 경영위기 상황속에서도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실천했다.

경제위기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엔 일감이 줄어 인력이 남자 근로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력감축 대신 6개월간 조업단축을 선택했다.

근로자들에게 회사실정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과감한 투명경영도 펼쳤다.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사장이나 공장장이 참가하는 경영실적 보고회를
모두 21차례나 열었다.

이수일 사장은 "매달 결산이 끝나면 노사협의회를 통해 경영상태를 자세히
설명한다"면서 "1년에 4~5차례씩 전 직원들을 상대로 직접 경영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개발,노사간 신뢰구축에 공을 들인 것은
물론이다.

지난 96년 5월에는 전 임직원이 2박3일간 "전사원 한마음 교육"을 실시했다.

97~98년에는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노사.간부 합동연수"를 실시했다.

지난 8월에는 관리감독자 51명에게 "올바른 노사관계에 대한 관리감독자의
역할"을 주제로 교육을 실시했다.

매년 한차례씩 조합간부 수련대회를 열고 있다.

대한알루미늄은 이같은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지난 6, 7월 설비증설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지난 94년 이후 매년 계속된 적자행진에서 벗어나고 내년에는
2백억원의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알루미늄은 21세기 비전인 "월드 베스트 캠페인"을 통해 오는
2002년에는 매출액 6천7백12억원, 당기순이익 4백3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5년안에 생산력과 기술력 모두 세계1위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