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간 경제불균형은 각종 경제지표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한마디로 사람도 돈도 서울 등 수도권에 너무 편중돼 있다.

더 심각한 것은 IMF위기를 계기로 이런 불균형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
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과열신호가 깜박이고 있다.

반면 부산.대구 등은 아직도 IMF체제 이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멀기만
하다.

지역간 경기의 온도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지역총생산(GRP) =통계청이 조사한 97년 GRP를 보면 서울(22.7%), 경기
(18.2%) 인천(4.9%) 세 지역이 전국 GRP의 45.8%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부산.경남 18.4%, 대구.경북 10.4%, 광주.전남 7.7%, 대전.충남
6.8% 등의 순이었다.

광역시와 떨어져 있는 전북 충북 강원 제주는 각각 5.4%, 3.5%, 2.9%,
1.0%의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 인구집중 =돈이 벌리는 곳에 사람도 꼬이게 마련이다.

시.도별 인구분포는 GRP 비중과 대체로 비례한다.

다만 약간의 차이는 있다.

가령 경남만 떼어 놓고 보면 인구비중은 8.7%지만 GRP 비중은 12.0%였다.

반면 부산은 GRP 비중(6.4%)이 인구비중(8.3%)보다 적었다.

이는 경남에 직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살기는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산업생산지수 =95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 10월의 전국 평균 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치)는 140.2를 기록, IMF 이전인 97년10월(118.5)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국가 전체로 보면 외횐위기의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징후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충북(223.0), 경기(203.9), 광주(126.5), 경북(162.0) 등의 지역은 97년
10월보다 지수가 30~80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에비해 부산(82.4)과 대구(86.5)는 여전히 97년 10월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울 등 기타지역은 IMF 이전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산 대구도 속도는 느리지만 올들어 생산활동이 꾸준
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실업률 =올 2월 8.6%에 달했던 전국의 실업률은 10월중 4.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역시 큰 차이가 난다.

실업으로 가장 고생하고 있는 지역은 부산(7.3%)과 광주(6.3%).

부산의 경우 산업생산이 부진한 데다 파이낸스 파동을 치르면서 산업전반이
심각한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광주는 생산지수상으로는 경기가 크게 호전됐는 데도 실업률이 높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업들의 고용흡수력이 그만큼 낮기 때문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다.

<> 신설법인수 =작년에는 극심한 불황을 반영,서울 등 7대도시의 신설법인
수가 1만9천여개로 97년보다도 적었다.

그러나 올들어 경기가 회복되면서 10월말 현재 2만4천2백48개 법인이 신설
됐다.

이 가운데 64%가 넘는 1만5천5백62개가 서울에 설립됐다.

작년 한햇동안의 신설법인수와 비교한 증가율에서는 인천(34.6%)과 광주
(32.8%)가 가장 활발했다.

반면 대전(6.6%)은 법인신설이 여전히 저조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