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이번 인사는 두가지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표이사 선임에선 뉴밀레니엄을 대비한 세대교체가 꼽힌다.

이번에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된 인물 8명의 연령은 47~56세로 사이로
평균연령이 52세에 불과하다.

기존 8개회사의 대표이사 평균 연령이 57세라는 점과 비교하면 다섯살이나
젊어졌다.

특히 허영호 LG마이크론 대표이사는 52년생으로 47세에 불과하다.

그는 인터넷이라는 특수한 사업을 위해 30대에 대표로 선임된 LG인터넷
이양동 대표 이후 가장 젊은 나이에 대표가 된 인물로 기록됐다.

LG가 기존에 비교적 보수적인 이미지를 깨고 젊은 경영자를 앞세워
뉴밀레니엄을 맞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구본무 LG회장은 이날 사장단협의회에서 "사업을 가장 잘해 나갈 수있다고
판단되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최고책임자로 발탁했다"고 말한 점도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두번째 의미로선 화학과 전자라는 그룹내 양대 주력기업의 조직을 사업본부
체제로 전환, "회사내 회사"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이에 따른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본부별로 독자적인 책임경영체제로 운영된다고 LG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따라 LG화학의 경우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유화, 기능수지, 산업재,
생활건강 등 6개사업본부로 재편됐다.

LG전자도 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 홈어플라이언스 등 3개 사업본부 체제로
바뀌었다.

LG는 이같은 사업본부체제 도입과 함께 미래 승부사업이라고 밝혔던
생명과학과 멀티미디어 사업본부장에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배치했다.

전무(유흥준)와 부사장급(우남균)인 이들이 사장단 인사목록에 들어가 있는
배경이다.

LG는 이번 인사를 철저하게 성과주의에 입각해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좋았던 LG전자에선 허영호 대표, 김종수 대표, 우남균 부사장 등이
승진대열에 가세했다.

LG전자는 이에따라 이 공백을 메우는 연쇄 승진인사가 전망된다.

그러나 그룹이 사상 최대의 흑자가 예상됨에도 경영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5~6개 계열사의 대표는 물러났다.

LG는 이번 인사에서 시대 흐름을 잘 읽고 리더십 발휘능력을 평가의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또 심도있는 공개 논의 과정을 거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구본무 회장은 후속 임원인사에 대해서도 사업가 연구인력 직능별 전문가들
을 과감하게 발탁하고 여성인력을 육성토록 당부했다.

후속 임원인사는 이달말부터 각 법인별로 진행된다.

이번 사장단 내정인사는 각 회사별로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확정된다.

<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