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에도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올해보다 5.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은 13일 국내 2천3백21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이같은 내용의
"2000년 산업설비투자 전망"을 발표했다.

올 설비투자는 지난 해에 비해 4.9% 늘어난 34조3천7백61억원으로 집계됐다.

2000년 설비투자도 올해에 비해 5% 증가한 36조1천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산은은 기업구조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돼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경우 내년도 투자실적은 4~5%포인트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제조업이 22.1% 증가세를 기록하며 설비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비제조업은 설비투자가 오히려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중화학공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23.5%로 추정돼 경공업의 11.2%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경제 회복과 엔화강세 등으로 자동차(43.1%) 전기전자(33.7%)의
설비투자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경공업중에서는 고무제품(110.8%)과 섬유(24.7%)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 동기별로는 신제품생산 기존설비 확장 등 생산능력 증가를 위한
투자가 58.3%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생산능력 증가를 위한 투자비중이 70% 정도였다.

기업들이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하기보다는 과잉생산설비를 줄이면서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 합리화투자쪽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비중도 98년 10.1%에서 99년 12.2%, 2000년 13.6%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자금 조달 방식으로는 내부자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기업이 전체
50.5%에 달했다.

"부채비율 2백%" 규정 등으로 차입경영이 어려워진데다 올해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데 따른 것이다.

외부자금도 주식시장이나 회사채시장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조달방식이
27.6%를 차지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조달을 하겠다는 기업은 21.9%에 그쳤다.

산은 김덕수 이사는 "부채비율 준수 규정 등에 따라 민간업체들의 설비투자
가 예전같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투자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경쟁력제고를 위한 기술개발과 지식집약적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