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개혁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목적세 폐지가 올 정기국회
에서도 끝내 무산됐다.

재정경제부는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교통세등 목적세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조세체계간소화 임시조치법안의 국회상정을 포기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목적세는 세금을 거둬 특정사업 목적에만 쓰도록 돼있기 때문에 재정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할 뿐만아니라 칸막이식 운용으로 방만한 집행등 비효율성을
낳을 여지가 크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병폐다.

예컨대 농특세를 재원으로 하는 농어촌 구조개선사업의 예산불법남용 사례가
감사원과 검찰에 의해 여러차례 적발된 것만 보아도 충분히 수긍할수 있는
주장이다.

더구나 세계 어느나라에 비해 보아도 우리의 조세체계가 복잡하고, 특히
목적세 징수비중이 전체 국세의 20%에 달해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한마디로 후진적 조세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하는 당위성은 절실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누차 목적세 폐지를 주장한바 있고, 지난해 정부가
"2000년 1월 폐지"원칙을 정했을때 "잘 될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기대를 갖고 제도개선 여부를 주시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목적세 폐지 입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불가능해졌다고 하니
정부의 재정개혁 의지를 탓하지않을수 없다.

물론 교육부등 목적세를 거둬쓰는 주무부처의 반발도 작지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국가예산의 효율화를 위해 재정당국이 좀더 적극적인 설득과
대안마련을 통해 제도개선을 추진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달 김대중 대통령이 교육자단체의 행사에서 교육세의 존속을
공개적으로 약속함으로써 앞으로 목적세 폐지라는 제도개혁은 논의조차
힘들게 됐다는 점은 더욱 실망스런 일이다.

우리는 그같은 일련의 사태가 최근의 정치상황과 무관하지않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개혁의지를 후퇴시킨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지 않을수 없다.

사실 오는 2003년말과 2004년6월까지가 시한인 교통세및 농특세 폐지를
내년 국회에서 의결한다 하더라도 2001년이후에나 시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아질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목적세 폐지는 미뤄진게 아니라 이미 물건너 갔다는 의심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목적세 폐지는 실효성의 문제를 떠나 제도를 바로 잡는다는 재정개혁
차원에서 하루라도 앞당겨 실시돼야 한다는 점을 정책당국에 당부해 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