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언제 사고 팔아야 하나.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정답은 없다.

시기에 따라 지역별로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천차만별이다.

이같은 변수들을 정확히 예측해 매매타이밍을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지난 3월부터 분양권전매가 허용돼 수요자들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그만큼 고민거리가 늘어났다.

길은 없을까.

아파트 구입시기와 대상선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해법은 있다.

남들이 많이 사려고 할때 팔고 처분하지 못해 안달할때 구입하는 것이다.

IMF한파로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98년 여름 아파트를 산 사람
들은 대부분 30%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더욱이 당시엔 도처에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 널려 있어 좋은 물건을 싼값에
골라잡을 수 있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소수의 대열에 선 점이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땐 가격이 떨어지고 그 반대의 경우엔 값이 상승하는
원리를 간파하고 실천에 옮긴 전략이 적중했다.

수급이 불균형을 이룰때 가격변동이 심한 점을 이용하는 지혜가 빛을 발한
대표적인 예다.

아파트값이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요즘 시장에선 미약하지만 수급불균형
조짐이 엿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던 집값이 지난 11월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택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 주택가격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매매
가격이 지난 10월에 비해 서울과 중소도시에서 각각 0.2%, 광역시는 0.4%
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의 대단지 주변 부동산업소엔 팔려고 내놓은 분양권과 기존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매도호가도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고 귀띔한다.

앞으로의 전망도 주택구입이 유리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

내년 서울과 수도권의 신규 입주아파트는 하반기부터 물량이 큰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IMF관리체제이후 주택업체들의 잇단 부도와 공사중단 여파가 주택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집값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주택 수급불균형은 향후 2~3년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장만하라"는 격언처럼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서서히
매입준비에 나서 볼만한 시점이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