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파키스탄 민주주의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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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지르 부토 < 전 파키스탄 총리 >
얼마 전 군부쿠데타로 축출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전총리와 그의 측근
고위관리 6명이 최근 반역과 살인공모 등의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재판은 오는 13일 개시될 예정이다.
그는 독재자였으며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는 군부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가 다시 군부쿠데타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났다.
사필귀정이다.
지난 10월 군대가 수도에 진입, 정부건물을 점령했을 때 10여년간 지속돼온
파키스탄의 민주화노력이 멈춰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쿠데타가 파키스탄 민주화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난 10월의 쿠데타는 민주주의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록 파키스탄의 정치가 쿠데타와 역쿠데타로 점철되고 있지만 민주화의
희망을 결코 버려서는 안된다.
물론 파키스탄 군부가 또 다시 헌법에 어긋난 행위를 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샤리프 전총리의 통치도 전혀 민주적이지 않았다.
지난 96년2월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샤리프는 그동안 조직적으로 파키스탄의
헌법과 민주조직들을 와해시켰다.
이번 쿠테타 직후 쿠데타 지도자인 무샤라프장군이 말한 대로 지난 3년여
동안 모든 정부기관들이 망가지고 경제는 붕괴직전 상황에 처했다.
샤리프 하의 파키스탄은 완전한 무질서와 혼란,그 자체였다.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어두운 독재시대로 치닫고 있었다.
그는 한 단계 한 단계씩 민주조직들을 무너뜨렸다.
정부 부서와 사회 구석구석에서 자유와 독립의 움직임은 시들어 갔다.
급기야는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대통령을 내몰고 수하들을 요직에 앉혔다.
대법원장을 해고하고 고등법원을 추종자들로 가득 채워놓았다.
자유롭게 정치발언을 한 사람들은 감옥에 보내고 반대파들을 숙청 고문
유괴하기를 밥먹듯이 했다.
독립언론이 샤리프 전총리의 독재 정권을 비난하면 무력으로 이를 위협하고
차단했다.
비판성 기사가 실리면 그 글을 쓴 기자를 감옥에 집어 넣거나 폭행했다.
샤리프의 지배권 밖에 있는 유일한 조직은 군부였다.
샤리프는 수뇌를 경질하는 등 온갖 책략을 써서 군부를 갈라놓고 사기를
저하시키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군부에 일격을 가하다가 파멸을 자초하고 말았다.
국제사회는 이런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에 결코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샤리프가 사라진 뒤 새 지도자가 파키스탄을 정치.경제적 부흥의
길로 인도하도록 감시해야 할 것이다.
샤리프가 축출된 지금도 국제사회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도전의 시대다.
남아시아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이 새로 핵무기
개발능력을 보유함으로써 불안과 혼란은 더해지고 있다.
카슈미르 분쟁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파키스탄경제는 현재 파탄 직전이다.
샤리프집권 시절 외국인투자는 거의 "제로"였다.
외환보유액은 최소한의 수준에 머물렀다.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지만 파키스탄의 앞날은 어둡지 않다.
파키스탄은 장차 다당제의 민주정치와 경기회복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협력 없이는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가 앞장서서 파키스탄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다당제
선거를 통해 경제안정과 민주정치를 이룰 수 있는 중립적이고 장기적인 정권
을 구축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 선거는 헌법상 요구되는 3개월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대의제(representative government)의 부활을 목마르게
갈망하고 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지난 96년 내가 이끌던 정부가 군부에 의해 해체되면서
탈선했다.
일방적인 임시 행정부가 국민의 격렬한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엉터리
선거를 밀고 나갔다.
그 당시에도 전국민의 16%만이 선거에 참여했고 그나마 선거 결과는 컴퓨터
로 조작됐다.
군부를 등에 업은 샤리프 전총리는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해 특별 소급법까지
만들어 있지도 않은 범죄혐의를 뒤짚어 씌우고 증거를 날조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1인 독재체제를 강화하다가 이번에 또다시 군부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되고 말았다.
민주사회의 속성인 다원성을 해치려고 한 대가를 받은 것이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샤리프 독재정권이 무너지자 환호했다.
샤리프가 권좌에서 굴러 떨어진 10월12일을 "민주주의가 멸망한 날"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부활한 날"로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현 정부가 민주선거를 통해 새로운 민주정부를
세워야 할것이다.
[ LA타임스 신디케이트 =한국경제신문 독점전재 ]
<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
얼마 전 군부쿠데타로 축출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전총리와 그의 측근
고위관리 6명이 최근 반역과 살인공모 등의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재판은 오는 13일 개시될 예정이다.
그는 독재자였으며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는 군부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가 다시 군부쿠데타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났다.
사필귀정이다.
지난 10월 군대가 수도에 진입, 정부건물을 점령했을 때 10여년간 지속돼온
파키스탄의 민주화노력이 멈춰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쿠데타가 파키스탄 민주화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난 10월의 쿠데타는 민주주의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록 파키스탄의 정치가 쿠데타와 역쿠데타로 점철되고 있지만 민주화의
희망을 결코 버려서는 안된다.
물론 파키스탄 군부가 또 다시 헌법에 어긋난 행위를 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샤리프 전총리의 통치도 전혀 민주적이지 않았다.
지난 96년2월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샤리프는 그동안 조직적으로 파키스탄의
헌법과 민주조직들을 와해시켰다.
이번 쿠테타 직후 쿠데타 지도자인 무샤라프장군이 말한 대로 지난 3년여
동안 모든 정부기관들이 망가지고 경제는 붕괴직전 상황에 처했다.
샤리프 하의 파키스탄은 완전한 무질서와 혼란,그 자체였다.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어두운 독재시대로 치닫고 있었다.
그는 한 단계 한 단계씩 민주조직들을 무너뜨렸다.
정부 부서와 사회 구석구석에서 자유와 독립의 움직임은 시들어 갔다.
급기야는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대통령을 내몰고 수하들을 요직에 앉혔다.
대법원장을 해고하고 고등법원을 추종자들로 가득 채워놓았다.
자유롭게 정치발언을 한 사람들은 감옥에 보내고 반대파들을 숙청 고문
유괴하기를 밥먹듯이 했다.
독립언론이 샤리프 전총리의 독재 정권을 비난하면 무력으로 이를 위협하고
차단했다.
비판성 기사가 실리면 그 글을 쓴 기자를 감옥에 집어 넣거나 폭행했다.
샤리프의 지배권 밖에 있는 유일한 조직은 군부였다.
샤리프는 수뇌를 경질하는 등 온갖 책략을 써서 군부를 갈라놓고 사기를
저하시키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군부에 일격을 가하다가 파멸을 자초하고 말았다.
국제사회는 이런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에 결코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샤리프가 사라진 뒤 새 지도자가 파키스탄을 정치.경제적 부흥의
길로 인도하도록 감시해야 할 것이다.
샤리프가 축출된 지금도 국제사회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도전의 시대다.
남아시아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이 새로 핵무기
개발능력을 보유함으로써 불안과 혼란은 더해지고 있다.
카슈미르 분쟁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파키스탄경제는 현재 파탄 직전이다.
샤리프집권 시절 외국인투자는 거의 "제로"였다.
외환보유액은 최소한의 수준에 머물렀다.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지만 파키스탄의 앞날은 어둡지 않다.
파키스탄은 장차 다당제의 민주정치와 경기회복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협력 없이는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가 앞장서서 파키스탄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다당제
선거를 통해 경제안정과 민주정치를 이룰 수 있는 중립적이고 장기적인 정권
을 구축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 선거는 헌법상 요구되는 3개월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대의제(representative government)의 부활을 목마르게
갈망하고 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지난 96년 내가 이끌던 정부가 군부에 의해 해체되면서
탈선했다.
일방적인 임시 행정부가 국민의 격렬한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엉터리
선거를 밀고 나갔다.
그 당시에도 전국민의 16%만이 선거에 참여했고 그나마 선거 결과는 컴퓨터
로 조작됐다.
군부를 등에 업은 샤리프 전총리는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해 특별 소급법까지
만들어 있지도 않은 범죄혐의를 뒤짚어 씌우고 증거를 날조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1인 독재체제를 강화하다가 이번에 또다시 군부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되고 말았다.
민주사회의 속성인 다원성을 해치려고 한 대가를 받은 것이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샤리프 독재정권이 무너지자 환호했다.
샤리프가 권좌에서 굴러 떨어진 10월12일을 "민주주의가 멸망한 날"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부활한 날"로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현 정부가 민주선거를 통해 새로운 민주정부를
세워야 할것이다.
[ LA타임스 신디케이트 =한국경제신문 독점전재 ]
<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