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구 삼성전관)는 브라운관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의
기업이다.

지난 70년 설립된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 7개국에 사업장을 갖춘
세계적인 업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95년말 시장환경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면서도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일본 경쟁사에 비해 기술.품질 측면에서 절대적인 약세였고 대만업체의
저가공세에 시달렸다.

삼성SDI는 정보화를 통한 업무 혁신과 비용절감을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삼았다.

이 회사는 <>제품을 필요한 곳에 가장 빠르고, 가장 싸게, 어디서든지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체제(세계화) 확립 <>제품에 관한 모든 결정을
지역이나 부서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동시경영(Concurrent Management)
체제(복합화) 구축 <>경영정보를 전세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시간(Real Time) 경영체제(정보화) 수립 등 세가지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전략아래 삼성SDI는 지난 96년 2월부터 프로세스 혁신을 시작했다.

목표는 "품질 세계 1위" "5분내 고객응답" "수주 출하 시간단축" "제품개발
시간단축" "전세계 24시간내 AS 대응" 등이었다.

그 결과 삼성SDI는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먼저 물류프로세스 부문에서는 월단위 생산계획을 주단위로 바꿔 수주-출하
시간을 기존의 4분의1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또 구매 영업 제조에서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폐지하고 정보시스템에서
통합해 처리토록 했다.

이 덕분에 업무속도가 훨씬 빨라졌고 제품재고 보유기간도 40일에서 2일로
줄이는 파격적인 효과도 얻었다.

제품개발 분야에서도 EPI(Engineering Process Innovation) 활동을 추진
했다.

상품기획에서 양산에 이르는 설계단계를 병행처리해 납기를 줄이는 CE
(Concurrent Engineering)를 시작했다.

또 이를 지원하기 위해 PDM(Product Development Management)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신기종 개발에 2~3년 소요되던 기간이 8개월로 단축됐다.

이와함께 수주 출하 선적, 그리고 회계부문까지의 통합적이고 일관된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에따라 경상이익이 지난 96년의 경우 매출대비 4% 정도였으나 올해는
12%를 넘었다.

2000년에는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생산원가도 96년과 비교해 절반이하로 내려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삼성SDI는 지난 1일 사명변경을 선포하고 새로운 2000년대의 비전을 "True
Leader in Digital World"로 발표했다.

이와함께 "Value Creater in e-World"라는 정보화 비전도 제시했다.

2000년 비전 달성을 위한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우선 e비즈니스체제 구축을 위한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사업장과 해외 8개법인을 연결하는 통합마케팅시스템 열린구매시스템
글로벌구매정보시스템 글로벌생산정보시스템 글로벌지표관리시스템이
구축됐다.

또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 삼성그룹 전자관련 기업을 연결하는
공급망관리(Supply Chain)도 정상운영궤도에 올랐다.

이 결과 삼성SDI와 전자관련 3사의 수주-출하 시간은 17일에서 9일로
단축됐다.

재고 감축기간도 10일에서 2일로 줄었다.

삼성SDI는 2000년대에 고객정보의 통합관리를 위한 CRM(고객관계관리),
고객과 협력업체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주는 SCM, 글로벌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EIS 등의 구축으로 디지털시대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