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학동'' 신용대씨 ]

"밥 먹을 때만이라도 청학동 깊은 곳에 들어앉은 듯 편안하시라고 청학동
이라고 했지요"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소재 현대백화점 건너편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신용대(35)씨는 가게 이름을 "청학동"(02-556-7844)이라고 지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복잡하고 혼탁한 서울 안에서도 유난히 구획이 반듯반듯하고 오피스빌딩이
밀집해 있는 그 동네에 지리산 청학동의 분위기를 조성해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자신에겐 고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느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청학동이나 하회마을 같이 아직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을 보면 푸근함을 느끼잖아요"

천장에 참숯으로 만든 풍경을 매달아 맑은 종소리가 은은히 퍼지도록 한 것
하며 대나무와 숯을 이용한 벽 장식 등 인테리어도 청학동 분위기를 한껏
살리도록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렇게 현대인들에게 정겨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음식점 청학동의 주력메뉴는
칼국수.

우리나라 고유의 요리이자 부담 없는 서민음식이며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 칼국수가 주메뉴로 발탁된 이유다.

하지만 청학동 칼국수엔 일반 분식점이나 칼국수전문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우선 청학동 칼국수를 만드는 물이 다르다.

청학동에서는 식수는 물론이고 모든 음식을 조리할 때 지리산 무공해
청정생수를 사용한다.

물은 농협을 통해 구입하는데 매달 50만~60만원씩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르면서도 지리산 생수를 고집하고 있다.

또 손님이 들어와 앉으면 내오는 녹차가 독특하다.

역시 지리산에서 딴 찻잎을 우린 것이다.

칼국수 한그릇 먹는데 무슨 녹차를 내오느냐고 싫지 않은 핀잔을 주는
손님도 있다.

그러면 신씨는 녹차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소화를 촉진하며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씻어내는 효능이 있어 식전에 먹으면 좋다고 조목조목 설명
해준다.

그리고 해물칼국수와 나란히 메뉴판을 채우고 있는 녹차 칼국수가 있다.

밀가루와 고운 녹차분말을 87대 13으로 섞어 만든 이 녹차칼국수는 건강식품
으로도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은은한 향에 쫄깃한 면발이 맛좋은 인기
메뉴다.

점심 때는 칼국수와 만두만 팔고 저녁 땐 술손님들을 위해 해물전골,
모듬철판구이도 취급한다.

가격은 해물칼국수 4천원, 녹차칼국수 4천5백원등으로 저렴한 편이다.

지난 9월 초 오픈한 이래 하루하루 근처 샐러리맨 단골이 느는 것을 두고
신씨는 청학동의 독특한 분위기와 맛이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는 모양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창업 석달째인 현재 월 매출액은 3천8백만원정도.

그 가운데 재료비는 1천5백만원이며 여기에 청학동 생수값 60만원이 별도로
들어간다.

이밖에 인건비 8백만원, 월세 3백만원, 공과금 2백만원등이 매달 지출된다.

이런 저런 비용을 제한 월 순수익은 8백40만원선이다.

창업비용은 모두 1억4천만원이 들었다.

땅값이 비싼 동네라 임차보증금이 7천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인테리어비 3천만원, 시설비 2천만원, 본사로열티 1천만원,
초도물품비 및 기타 잡비 1천만원이 구체적인 투자 내역이다.

"오피스빌딩 밀집지역을 택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흔한 음식을 흔치
않은 분위기에서 대접하는 것도 아이디어라면 아이디어였구요"

일본으로 요리유학을 다녀온 신씨는 유학시절부터 컨셉트가 있는 토속음식점
을 꿈꿨다고 한다.

유학 후 6년간 서울시내 여러 호텔에서 식음료지배인으로 일하면서 머리속
으로 구상하던 사업을 마침내 시작한 신씨.

그는 청학동을 호텔 못지 않게 세련되고 깔끔하면서도 편안하고 정감 있는
음식점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2)487-5600

< 서명림 기자 mr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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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과정 ]

신씨처럼 외식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으면 좋지만 초보자라도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약 1개월간 청학동 본점에서 실시하는 경영주 교육 등을 이수하면 외식산업
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학동 본점에서는 우선 창업 희망자의 자금사정에 맞춰 매장 규모 등을
결정해준다.

자금이 부족한 사람은 동업자를 알선해 주기도 한다.

점포를 구하기 앞서 본사에서 입지와 상권 조사를 해준다.

유망입지는 대로변 1층, 건널목 또는 횡단보도 부근, 출퇴근 길목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되도록 보증금과 권리금이 작은 점포가 유리하다.

점포 임대 계약이 끝나면 가맹점 계약을 해야 한다.

계약이 끝나면 20일간의 현장실습 교육과 경영주 입문교육 등이 시작된다.

교육과정은 창업을 위해 꼭 필요한 주방교육 객장교육 서비스교육
마케팅교육 행정절차 등으로 이뤄진다.

청학동만의 독특한 음식맛을 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주방장 교육과정과
주방장 파견 프로그램은 어느 매장을 가더라고 통일된 음식 맛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교육이 끝나면 요식업 중앙회에서 시행하는 4~6시간의 위생교육 과정을 거쳐
각 관할 관청 민원실에서 영업허가를 받으면 된다.

사업자 등록은 사업개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관할 세무서 민원실에
신청하면 된다.

가맹점 사후 관리 프로그램인 슈퍼바이저 시스템(Supervisor System)과
외식업의 교과서로 평가 받고 있는 Q(quality) S(service) C(cleanliness)
프로그램은 청학동만의 특징이다.

가맹점의 경영 상태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본점과 가맹점을 공동체로 묶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

가맹점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다양한 홍보 이벤트도 준비돼있다.

삼성동 본점은 할인쿠폰, 보너스카드, 밀레니엄 디너 페스티벌 등 다양한
홍보 프로그램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 강성기 소앤신 컨설팅 대표 02-2279-8722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