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cm만 낮았어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역사의
가정법이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시저와 안토니우스 등으로 이어진
남성편력도 변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여기에서 "높은 코"는 자신감을 나타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서양인을 볼 때 가장 먼저 오똑한 코를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아가 코가 미의 기준인 이목구비 중 하나로 꼽히는데 코를 높이고 싶지
않은 여인이 어디 있겠는가.

이 때문에 코 성형이 성형분야의 중요한 테마로 자리잡아 왔다.

그만큼 성형술도 발전해 왔다.

그동안 자신의 귀나 코 안쪽의 연골, 엉덩이 살을 떼어내 코에 붙이는
자가피부이식술과 실리콘을 코에 넣는 인공삽입술 등이 주로 시술됐다.

그러나 자가피부이식술은 코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다른 곳에 상처를 남기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실리콘을 넣으면 너무 표시가 나고 시간이 지나면 실리콘이 튀어나오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시도된 방법이 코의 부위별로 각각 다른 소재를
사용해 성형하는 방법.

강북삼성병원 차동섭 교수는 콧등에 실리콘, 코끝에 고어텍스, 코기둥에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삽입하는 성형술을 시술해 왔다.

차동섭 교수가 최근 성형학회에서 발표한 시술 결과는 만족할만한 수준
이었다.

차 교수는 "지난 97년1월부터 2년반동안 1백62명에게 3가지 소재를 사용해
코를 성형한 결과 당뇨병 환자 등 3명에서만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차 교수로부터 3가지 소재를 사용한 시술법과 기존방법의 차이점을
알아봤다.


<>기존 코 성형술 =자가피부이식법에서는 코속의 비중격이나 귀의 연골을
떼어내 코기둥이나 코끝을 성형하는데 사용한다.

엉덩이 살에서 떼어낸 진피는 콧등을 만드는데 쓰인다.

코가 아름다워지는 대신 귀나 엉덩이에 흉터가 남게 된다.

연골을 코에 맞게 깎다가 실패하면 다른 쪽 귀에서 연골을 다시 떼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기의 연골과 피부를 사용하므로 면역반응 등으로 인한 위험이 없는 만큼
희생이 필요한 수술법이다.

실리콘은 인체에 삽입했을 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확률이 낮아 코 성형에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실리콘을 콧등에서부터 코끝까지 박아 놓을 경우 밖으로 튀어나오는
수가 있다.

또 시간이 지나면 모양이 변형되는 부작용도 종종 생긴다.


<>3가지 소재를 함께 사용한 코 성형술 =콧등에서부터 코끝 1cm 위 지점
까지는 실리콘을 삽입한다.

코에 실리콘 심을 박는 것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코끝에 삽입하는 고어텍스.

고어텍스는 물은 통과시키지 않고 땀은 배출하는 섬유다.

방수용 스포츠의류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또 성형용으로 사용할 때는 유연해 모양을 코에 적합하게 자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면역반응도 거의 없어 부작용이 쉽게 생기지 않는다.

두께가 0.5~1mm 정도여서 코끝을 성형할 때는 보통 3~5장 정도를 쌓아
올린다.

차 교수는 "코 바깥쪽 부분의 고어텍스를 넓게하고 안쪽으로 갈 수록 좁게
쌓아주면 코끝의 모양이 자연스러워져 성형여부를 분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기둥을 세울때 사용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피부조직과 잘 조화를
이루고 고정이 잘된다.

탄력성도 뛰어나다.

차 교수는 "코의 부위별 특성에 맞는 인공삽입물을 이용한 코 성형은
자가피부이식술에 비해 안전성이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코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3가지 소재를 이용한 코 성형의 총 비용은 약 2백만원.

문의 2001-2178,9.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