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을 불과 20여일 앞둔 요즘 산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역시
Y2K 문제(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다.

자칫 사고가 날 경우 회사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Y2K 문제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운송분야.

사람이나 물건을 싣고가다 문제가 생기면 엄청난 피해를 피할 수 없다.

국내 대부분의 운송회사가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상선
(대표 김충식)이 국제적인 검증을 받아 "Y2K 완전해결"을 선언했다.

화물을 싣고 전세계를 누비는 선박이 컴퓨터 고장으로 항로를 이탈하거나
통신이 두절되면 국제적인 문제가 된다.

화주와 선사의 피해는 문제도 아니다.

자칫 화물수송망이 마비되는 사태까지 이를 수도 있다.

긴급한 화물일 경우 수입국의 국가경제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항공사처럼 1월1일에 운항을 중단할 입장도 아니다.

현대상선은 이런 Y2K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지난 97년부터 선박부문을
비롯해 정보시스템 터미널 컨테이너야드 등 3개 부분에 걸쳐 실무작업을
벌여 왔다.

이를 위해 50명의 전담팀이 투입됐다.

선박내 위성자동위치추적시스템(GPS)을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등 항해 및
통신장비 5개, 기관및 하역장비 4개, 개인용 컴퓨터 등 20여가지의 장비를
바꾸었다.

여기에 들인 돈만 50억원이다.

이같은 노력 끝에 현대상선은 최근 국제인증기관인 DNV(노르웨이선급협회)와
한국선급(KR)으로부터 <>선박운항 <>항만터미널 운영 <>사무관리 등 해운과
관련된 전분야에서 Y2K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공식확인서를 받았다.

또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Y2K센터로부터 본사및 지방사무소의 사무관리정보
시스템과 운영정보시스템 등 전 부문에 걸쳐 Y2K 인증을 획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박의 운항시스템은 물론 하역시스템 등 모든 과정에서
Y2K 문제를 해결한 세계 최초의 해운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Y2K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함에 따라 전세계 주요 항만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고 고객들에게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그래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선박마다 <>레이더 작동오류 발생 <>GPS시스템 마비 <>엔진 작동 정지
등 6~7가지의 비상대응 시나리오를 주고 매월 한차례씩 가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새해 첫날을 맞는 순간 남들이 들떠 있을 시간에 관련부서의 전직원이
비상근무를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