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교보생명이 내년 3월말까지 상장하지 않을 경우 재평가법인세를
물리겠다며 설정한 세제특례기한을 2001년 3월말로 1년간 늦춰줄 방침이다.

이로써 생보사 상장은 무려 다섯차례나 연기되는 진통을 겪는 셈이다.

내년 3월말 결산결과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빨라야 내년 9월께 상장이
가능하다.

생보사 상장이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쟁점인 상장이득(싯가-발행가)의 배분문제에서 생보사와 금융당국간
의 시각차가 너무 크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상장이득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나눠 줘야 한다고
밝혔으나 삼성 교보측은 아직 고개를 흔들고 있다.

극적 타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사정이 급하다.

삼성은 내년말까지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를 팔아
삼성자동차 빚을 갚아야 한다.

해외매각이나 직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상장방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쉽지
않다.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

교보생명도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자본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계약자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것은 양도소득세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해 나름대로 복안이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 교보측은 겉으론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나름대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위원장도 이건희 회장 등 생보사 대주주와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가 스스로 보유주식의 일부를 공익재단에 내놓거나 신주를 발행해
공익재단에 넘기는 방안 등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