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선진국의 반덤핑조치 남발을 방지
하려는 한국의 뉴라운드 협상전략이 달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시애틀 협상 오찬연설에서
"농업분야도 다른 분야와 같이 취급돼야 한다"고 강조, 농산물 시장 개방을
공산품 수준으로 확대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앞서 댄 글릭만 미 농무장관도 지난 30일 행한 대표연설에서 "농업
분야를 뉴라운드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분야에서 한국 일본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유럽연합
(EU)의 파스칼 라미 대외통상 담당 집행위원도 농업분야에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미국과 타협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따라 한국은 농산물 관세인하 등 강한 개방압력을 받게 되고 점진적인
시장개방 방침을 대폭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이 농산물과 임.수산물의 시장개방을 확대하는 대신 공산품 수출을
촉진한다는 전략에 따라 추진해온 반덤핑 남발 방지 방안도 미국의 강한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 협상대표단 관계자는 "미국은 철강분야에만 10여건의 반덤핑 조치를
제기할 정도로 무역적자 감축의 최후 보루로 반덤핑 조치를 활용하고 있다"
면서 "한국과 일본이 이 문제를 계속 문제삼을 경우 뉴라운드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받아들일 정도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EU가 일본및 한국과 보조를 맞춰 왔으나 미국의
반대가 워낙 강해서 물러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한국 협상대표들은 파악
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반덤핑 협정 개정문제는 추후 논의 과제로 돌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시애틀=이동우 기자 lee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