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초 책정한 64조원의 93%다.
모두 성업공사와 예금보험공사 두 기관을 통해 집행됐다.
성업공사가 20조4천억원, 예금보험공사가 39조4천억원을 썼다.
성업공사는 이 돈으로 은행 보험 증권사 신용금고 등이 갖고 있는 부실채권
을 사줬다.
특히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이 갖고 있던 부실채권 15조4천8백95억원어치와
경기 대동 동화 동남 충청 등 5개 퇴출은행 부실채권 6조8천6백99억원어치를
사는데 7조5천5백30억원이 투입됐다.
금융권별로는 은행 19조4천5백21억원, 종합금융사 1조7천5백56억원,
서울보증보험 1조3천6백64억원 등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39조4천억원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등을 가지고 이제까지 46조5천억원을 썼다.
우선 부실한 금융기관들에 자본금을 찔러 넣어주고 주식지분을 취득(출자)
하는 데 20조2천8백48억원을 투입했다.
주식지분 취득없이 그냥 지원해 준 돈(출연)도 10조6천6백16억원에 달한다.
금융기관이 퇴출된 뒤 예금자들에게 예금을 대신 내준 돈(예금 대지급금)은
14조8천2백64억원이다.
부실금융기관을 인수한 곳에 저리로 빌려준 돈이 7천6백64억원이다.
성업공사는 부실금융기관으로부터 산 부실채권을 팔아 상당히 많은 돈을
회수했다.
지금까지 부실채권매각으로 4조8천9백94억원을 회수했다.
또 예전에 부실채권을 팔았던 부실금융기관들이 채권을 되가져가면서
5조8천2백24억원을 도로 내놓았다.
어떤 형식이든 투입된 공적자금 20조8천9백51억원 중 51.3%인 10조7천2백18
억원을 회수한 것이다.
미국의 부실채권 정리금융기관인 RTC의 경우 공적자금의 88%를 회수하는
데 6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문제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나간 공적자금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쓴 공적자금 중 이제까지 회수한 돈은 9백50여억원에
불과하다.
내년에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출자지분을 매각하는 것과 파산재단에서 배당받는 것이다.
출자지분은 해당 금융기관의 경영이 상당수준까지 정상화돼야 좋은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매각하기 곤란하다.
또 매각에 나서면 증권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예상돼 매각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파산재단으로부터 배당받는 것도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파산재단에 남아있는 대출채권이나 고정자산은 보통 몇년이 걸려야 회수할
수 있다.
당연히 예금보험공사가 배당받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 파산재단에 있는 자산을 정리해도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한 예금 대지급금
14조1천9백7억원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예상돼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