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방안대로 공무원 연금제도가 달라질 경우
공무원들의 연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과거 근속연수나 앞으로 근무할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심한 경우
반토막으로 깎일 수도 있다.

지난 75년 9급으로 공무원생활을 시작해 99년 현재 만 24년을 재직중인
공무원 A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A씨는 재직 40년이 되는 2015년에 퇴직하고 싶어한다.

현행 연금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A씨는 2015년이 되면 현재금액으로
환산해 2억2천84만7천원의 연금을 탈 수 있다.

이에비해 A씨가 그동안 매달 월급에서 떼온 보험료와 앞으로 낼 보험료를
물가를 감안한 현재가격으로 계산하면 총 5천8백84만2천원.

단순하게 비교하면 그동안 낸 금액의 3.8배를 연금으로 타가는 셈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연금제도가 달라지면 우선 보험료율부터 높아진다.

A씨는 퇴직할 때까지 종전보다 2백96만3천원이 더 많은 6천1백80만5천원을
내야 한다.

반면 지급받는 연금액은 훨씬 많이 깎인다.

KDI 방안대로라면 A씨가 2015년에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은
1억1천4백42만4천원.

지금의 제도를 적용할 때보다 1억6백42만3천원이 적은 금액이다.

거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단순 규모만 비교하더라도 낸 돈의 1.9배를 받는데 그친다.

역시 절반 수준이다.

보험료율이 오르는 반면 연금인상률이 낮아지고 연금산정 기준소득도 적게
잡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공무원이 됐을 때의 직급이나 재직기간, 퇴직년도 등에 따라
연금액은 상당히 달라진다.

제도가 달라진 후 얼마 안돼 퇴직하는 공무원의 경우엔 그리 큰 타격이
없을 것이다.

이미 낸 연금보험료에 대해선 현행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오래 근무할 사람의 경우 직급이 다르더라도 납입보험료
대비 연금지급액의 비율은 A씨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