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국내채권단과 해외채권단이 1일 대우빌딩에서 만났다.

해외채권단 대리역을 맡은 언스트영과 대우측 대리인인 라자드가 만나는
실무협상이었으나 실제로는 국내채권단과 해외채권단,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실사담당 회계법인이 모두 참석, 전체 실무회의 성격이 더 강했다.

해외채권단은 자산실사에서부터 꼼꼼히 따져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 해외채권단과의 협상 =국내 채권단은 대우 워크아웃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서는 해외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참하든가 아니면 채권을 현가할인해서
일괄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채권단의 동의를 받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오호근 기업구조조정위원장은 회계법인의 자산실사와
워크아웃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해외채권단의 협조를 요청했다.

<> 대우 해외채권단 채권내역 =지난번에 금감위는 대우가 해외채권단으로
부터 빌린 부채가 51억달러(국내은행 현지법인 채무와 시장물 제외)라고
밝혔지만 지급보증 관계가 얽혀있어 실제 채무내용은 매우 복잡하다.

(주)대우의 경우 해외금융기관 차입금은 현지법인 보증채무를 포함해
7조5천6백여억원에 달한다.

이중 1조8천억원은 대우자동차 현지법인과 관련돼 있다.

세계경영전략에 따라 해외 곳곳에 설립하거나 인수한 자동차관련 해외법인
을 (주)대우에서 관리했기 때문이다.

(주)대우는 지난해말부터 올 3월까지 자동차관련 현지법인의 주식을
대우자동차로 넘겼다.

그러나 지급보증 부채는 그대로 (주)대우에 놔뒀다.

해외채권단은 (주)대우가 지급보증부채를 그대로 둔채 주식만 양도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주)대우가 지급보증한 50여개 현지법인의 채무가 넘어오지
않을 경우 해외직접부채가 거의 없다.

대우자동차의 해외채권단 직접차입금은 4천5백만달러(5백50여억원)에
불과하다.

대우중공업의 경우 (주)대우와 대우자동차에 대한 사업이행보증과 관계사
지급보증에 7천억원을 지급보증했다.

해외채권단으로부터 차입한 돈은 3천여억원뿐이다.

대우전자는 9천6백억원의 해외부채가 모두 보증채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주)대우 등 대우 주력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보증채무는 법원판결로 자동해소될 가능성이 높아 해외채권단이
결국 워크아웃에 동의하거나 채권을 할인매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투기등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의 벌처(Vulture) 펀드에
대우 해외부채를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